청와대 청원 게시판 댓글서 전현직 직원 추정 "1월 1일 등산강요", "자사제품 구매해야 승진" 등 갑질 의혹 제기

'직원 갑질'로 논란 중인 청호나이스(청호나이스 홈페이지 제공)
'직원 갑질'로 논란 중인 청호나이스(청호나이스 홈페이지 제공)

우주비행사를 광고에 등장시켜 자사 제품에 대한 기술력 강조해온 ‘청호나이스’가 직원들에 대해 대대적인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직원들에게 에어컨 1대씩을 강제 구매토록 했다며 ‘청호나이스’의 갑질행위에 대한 청원의 글이 올라왔다.

문제는 해당 청원이 게시되자 ‘청호나이스’ 전현직 직원들로 추정되는 자들이 작성한 댓글들이 순식간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해당 댓글들 중에는 ‘청호나이스’가 직원들을 상대로 갑질행위를 했다는 구체적인 설명과 사례 등이 상세히 적혀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청호나이스’가 직원들에게 에어컨, 정수기, 비데 등 자사제품을 1대씩 강제 구매토록 했다는 부분이다. 

전현직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들은 “승진시기가 되면 청호꺼 샀는지 체크, 안샀으면 승진누락”, “제품구입을 강요했던 적도 있으나 부서별 강제가 아닌 곳도 있다. 하지만 자사 제품구입을 하지 않으면 승진에서 누락되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매월말 마감이 되면 EA라는 엔지니어 대장이 판매 매출이 미미한 직워에게 200만원짜리 정수기를 강제로 구매하게 한다”,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가정이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정수기를 본인 스스로 구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등 댓글 대다수가 직원들에 대한 판매강요 관련 내용이 차지했다.

뿐만아니라 매출인 부진한 직원들을 강제출근시킨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댓글에는 “영업실적 부진자의 경우 주말에도 출근시킨다. 또 부서 매출실적이 부진할 경우 부서가 전체 출근하기도 한다”며 강제출근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휴무일인 1월 1일 직원들을 강제 등산에 참여시켰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 댓글 작성자는 “1월 1일 해맞이 행사 그거 말이 좋아 행사지 경영진 갑질 아닙니까?”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자사제품 강매 의혹 '청호나이스' 관련 청와대 청원(청와대 청원 게시판 제공)
자사제품 강매 의혹 '청호나이스' 관련 청와대 청원(청와대 청원 게시판 제공)

또 다른 작성자는 “1월 1일 산에가는거는 부서마다 조금씩 다르나 보통 연차에서 밀린 사람들이나 가위‧바위‧보를 졌다던가 이런저런 이유로 강제로 몇 명 간다”고 전했다.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 초과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댓글에 의하면 “근로계약서상 하루 8시간 한 달 160시간이면 토요일을 뺀 20일 기준인데 토요일도 출근하는데 왜 기본급산출시 토요일은 빼는지”라며 근로시간 초과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은행권, 공공기관 등의 채용비리가 한창 문제가 되는 가운데 ‘청호나이스’ 주요 요직에 정휘동 회장 및 사장 등 고위임원급 지인들로 채워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였다.

한 댓글에는 “낙하산이 정말 심각하게 많다. 회장일가부터 사장 임원 온갖 낙하산들이 활개친다”며 “3년차가 기본 업무처리도 못하면서 회장지인이라고 어깨 힘주고 다니는 회사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회장이 회식자리에 참석해... 워낙 먹는거에 민감하신건지 총무팀이 부대찌개를 대령한 일은 직원들 사이 유명한 일화다”라며 오너 갑질 행위도 거론했다.

이같은 갑질 논란에 대해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통화에서 “토요일 근무를 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라며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주말 근무를 시키겠는가”라고 해명했다.

이어서 그는 “부서‧지점별 업무로 인해 주말 당직자로 출근한 경우 당직수당 7만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1월 1일 신정 휴무일 강제 등산 논란에 대해선 “절대 강요는 없었으며 직원 중 희망자에 한해 등산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영업 부진을 이유로 주말 강제출석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단 행정직원들의 경우 전혀 그런 사실이 없고, 본사는 방문판매 인력을 운영하는 방문판매 회사로 주말 강제출석을 시킨 바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자사제품 직원 구매 강요 의혹에 대해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며 자사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경우 승진누락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부 영업자들의 경우 판매시 지급받는 판매장려금을 얻기 위해 2대 판매 후 1대를 본인이 먼저 구매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고 전했다.

‘낙하산 인사’, ‘오너 갑질’ 의혹 등에 대해선 “주요 요직에 낙하산 인사를 앉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회장님 입맛에 맞추기 위한 부대찌개 공수 건은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일요경제’는 청와대 청원 댓글에서 지적한 직원 갑질 의혹들에 대해 ‘청호나이스’가 향후 정확한 사실 조사를 벌일지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이에 관계자는 “회사 공식차원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조사를 벌일 계획은 없다”며 “하지만 현재 전후사정 파악 중에 있다”고 알렸다.

한편 현재 ‘청호나이스’ 직원 갑질 관련 청원 게시판에는 9일 오전 기준 769명이 청원에 참여하고 있다. 청원 댓글 중 일부는 ‘청호나이스’ 근무환경에 대해 상세히 거론하고 있어 한창 논란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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