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감서 외산 판매 비중 높다는 지적 때문…中企간 차별 발생 우려도

공영홈쇼핑이 해외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방식으로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을 거래업체에서 점진적으로 제외하는 등 판매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은 공영홈쇼핑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산 판매 비중이 높다고 지적받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방침을 지속할 경우 기술력과 아이디어 등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들은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한다는 이유만으로 거래 중단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지난달 임원회의에서 ‘국내 생산 제품’을 취급하는 중소기업과만 거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공영홈쇼핑은 ‘100% 국내 생산 제품 취급’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영홈쇼핑 내부에서 언급된 ‘국내 생산 제품’이란 부품 및 재료를 포함해 생산 전 과정을 국내에서만 진행하거나, 부품 및 재료는 해외에서 조달하지만 조립은 국내에서 진행해 생산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즉, 국내 업체가 비용절감과 해외 수출을 위해 생산을 해외 OEM을 맡기는 국내 업체의 상품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공영홈쇼핑에서 방송을 해오던 OEM생산 방식을 사용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거래는 끊길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공영홈쇼핑 거래업체 중 OEM 생산 방식을 사용 중인 국내 중소기업은 상당히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의 전체 거래업체 중 해외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2016년 27%, 지난해 26%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거래기업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체 상품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식품’을 제외한 ‘공산품’으로 범위를 좁힌다면 수치는 더 올라갈 전망이다.

공영홈쇼핑 입장에선 해당 중소기업들과 거래가 끊길 경우 상품 구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방송을 원하는 해외 OEM 생산 방식의 국내 중소기업들 입장에선 공영홈쇼핑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들 중소기업이 타 홈쇼핑에 비해 수수료율이 낮은 공영홈쇼핑과 거래하기 위해 OEM 생산 방식을 철회할 경우 상품 단가가 올라 소비자들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도 있다. 

현재 공영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은 20%대로, 민간 TV홈쇼핑과 비교해 많게는 11%포인트 이상 낮아 많은 중소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공영홈쇼핑의 움직임은 지난 2015년부터 국정감사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온 ‘외국 생산 제품 판매 비중이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에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영홈쇼핑의 최근 2년 간 외국생산 제품 판매 비중이 방송횟수 기준 42.3%나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영홈쇼핑 측은 현재 전면 중단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공영홈쇼핑은 국내 중소기업 상품과 농축수산물의 판매 및 홍보를 위해 설립된 방송국으로, 올해 1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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