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선임…호텔사업 총괄
업계에선 경영복귀가 한진그룹 호텔사업에 찬물 끼얹을까 우려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선임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연합뉴스)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선임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연합뉴스)

자기네 항공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며 출발하려던 비행기를 회항까지 시킨 절대 권력자.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이후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의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의 사장을 맡아 한진그룹의 호텔 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칼호텔네트워크는 이날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전 부사장을 등기이사(사장)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1∼2014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지만, 이번에 대표이사 지위를 회복하지 않고, 사장으로 복귀해 회사 경영을 총괄할 예정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제주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칼호텔네트워크는 조 전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부사장과 데이비드 페이시 부사장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사장 선임에 따라 내부적으로 회사 경영은 앞으로 조 전 부사장이 맡고, 기존 두 대표이사는 상법상 대표이사를 하는 것으로 역할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경영복귀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일단 4개 호텔 경영에만 집중하고, 그룹 지주사 한진칼 산하 와이키키리조트호텔과 한진그룹 소속 미국법인 윌셔그랜드센터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는 지난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 후 3년 4개월 만이다.

그는 사건 직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 지위만 유지했었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에 대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진그룹 호텔사업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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