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제보자가 근무 당시 3억8천만원 횡령…경찰에 고소장 접수
전 영업직원, ‘본사 판매실적 압박으로 수억대 빚더미’ 언론에 제보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

롯데제과가 본사의 과도한 실적 압박으로 수억원대 빚더미에 올랐다고 한 방송사에 제보한 자사 영업직원을 횡령 혐의로 형사고발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논란이 번지고 있다.

이 영업사원이 회삿돈 3억8000만원 가량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10일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자사 전 영업직원을 횡령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롯데제과는 고소장에서 제보자가 회사에 근무할 당시 지정된 거래처가 아닌 개인 통장으로 돈을 받는 등 3억8000만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업직원은 최근 JTBC에 롯데제과 본사가 판매실적에 대한 압박을 하면서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실적 목표치를 채웠다고 제보했다.

이날 방송에서 함께 공개된 메신저 대화 내용에 따르면 팀장은 팀원들에게 일계 하달이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이는 하루 목표를 채우라는 의미이다.

회사의 무리한 판매 실적 압박 때문에 롯데제과 직원이 많게는 수억대의 빚을 얻었다는 내용이 지난달 21일 JTBC 뉴스룸에서 보도됐다. (사진은 보도내용 일부 캡처)
회사의 무리한 판매 실적 압박 때문에 롯데제과 직원이 많게는 수억대의 빚을 얻었다는 내용이 지난달 21일 JTBC 뉴스룸에서 보도됐다. (사진은 보도내용 일부 캡처)

하루에 올려야 하는 매출은 많은 경우 1700만원이 넘었고, 선매입을 잡아서라도 매출 목표를 채우라는 말도 이어졌다. 선매입이란 실제 판매되지 않은 물건을 판 것처럼 매출 장부를 조작하는 행위인데 사실상 불법을 부추기는 셈이다.

팀원들은 이 과정에서 실적을 맞추기 위해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개인 카드로 과자를 구매한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이런 일이 회사의 묵인 아래 이뤄진다면서 미리 잡아놓은 매출을 채우지 못하면 고스란히 갚아야 할 빚으로 쌓인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롯데제과 영업사원은 보도 인터뷰에서  "목표 자체 설정을 알맞게 해줘야 편법을 이용 안하는데 목표 자체가 몇억이 잡혀있다"며 "미리 잡아놓은 매출을 채우지 못하면 고스란히 갚아야 할 빚으로 쌓이고, 이렇게 회사에 갚은 돈이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측은 "현재 2000명이 넘는 영업사원들에 대해 목표 미달성에 대한 불이익은 전혀 없다"며,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영업 강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보자는 이달 초 보직 변경에 대한 인수인계 과정에서 덤핑 업체에 장외거래로 제품을 싼값에 넘기는 행위로 적발돼, 내부 조사를 받는 도중 언론에 제보를 하는 등 회사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개인 횡령 등에 대한 형사고소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제과는 방송사에 본사의 부당한 영업압박과 불법종용을 제보한 이 직원을 회삿돈 3억8000만원 가량을 횡령했다며 형사고발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 직원이 지정된 거래처가 아닌 개인계좌로 수취한 증빙까지 확보해 횡령을 적발했으며, 변제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았으나 현재 잠적한 상태라며 자신의 채무액이 늘어나고 궁지에 몰리자 언론플레이까지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 측은 이번 형사고발 조치가 이 직원의 언론플레이에 따른 후속조치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에 대해 롯데제과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통화를 시도했으나 더이상 연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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