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전산시스템‧내부통제 집중 점검…평소보다 두배 인력 투입
투자자 피해보상 기준 확정 발표…향후 소송‧분쟁여부 결정에 영향

지난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삼성증권 한 센터 앞에 배당사고 관련 사과문이 게재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삼성증권 한 센터 앞에 배당사고 관련 사과문이 게재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증권이 최근 발생한 배당 사고와 관련,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강도 높은 현장 특별검사를 받는다.

또한 삼성증권은 조만간 투자자 피해에 대한 보상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성증권 현장검사에 자체 IT 전문가와 금융투자회사 검사 인력을 포함해 모두 8명을 투입했다.

금감원이 증권사에 문제가 발생해 개별검사를 진행하는 경우 보통 검사 인력을 4∼5명 투입한다. 

하지만 이번 검사에는 두배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하는 만큼 고강도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배당착오 사태를 촉발한 전산시스템과 이를 제어하지 못한 내부통제,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해 주가 급등락 사태를 일으킨 직원들에 대해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9일까지 8명을 투입해 현장검사를 시행하고 시간이 부족하면 연장하고 인력이 부족하면 더 투입할 것”이라며 “상황을 봐가면서 유동적으로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투자자 피해 보상 현황을 지속해서 점검할 방침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직원의 전산 입력 실수로 우리사주 조합원인 직원 2018명에게 현금 대신 주식 28억1000만주가 잘못 입고됐고 직원 16명은 501만2000주를 내다 팔았던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배당 담당 직원은 교육 일정이 있어 다른 직원이 전산 입력을 했다.

특정 계좌에서는 145만주, 112만주, 79만주 등 대규모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6명 중 6명이 집중적으로 매도했고 사내에 매도 금지를 알리는 긴급 팝업 공지된 뒤에도 400만주 가량이 일제히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투자자 피해에 대한 보상 기준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앞서 소송이나 분쟁조정 절차 없이 투자자 피해를 보상할 것을 삼성증권에 요청했고 삼성증권은 대체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상 기준의 핵심은 대상이 되는 매도·매수 시점을 어떻게 정할 지와 보상 비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과 피해투자자 간의 향후 소송과 분쟁조정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투자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삼성증권 배당착오 사태 당시 선물거래가 급증한 점에 주목해 주식을 내다 판 직원과 외부 선물 투자 세력과의 연계 가능성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삼성증권 직원이 대규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미공개정보를 외부 세력에 메신저나 전화로 알리고 외부 세력이 이를 이용해 차익을 남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직원 자체의 선물거래는 차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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