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까지 자구안 도출 못하면 회사 안팎 부도‧파산 가능성 ‘솔솔’
노조, 쟁의조정 연기하며 임단협 적극 나서…결렬시 최악의 상황

지난 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오후 근무자 조합원들이 출근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오후 근무자 조합원들이 출근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GM 노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마련을 놓고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앞날이 불투명하다.

특히 베리 엥글 GM 본사 해외영업부문 사장 및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노사가 오는 20일까지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부도, 파산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한국GM 안팎에서는 부도설, GM 철수설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인천 부평공장에서 ‘2018년도 제8차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한다. 이는 지난달 30일 제7차 교섭이 결렬된 이후 양측이 2주만에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다.

사측은 이달 20일을 자구안 도출 데드라인으로 통보한 상황이지만, 노사 간 견해차가 커 당장 잠정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초 한국GM 사측은 이번 임단협을 통해 최소 연 250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내용의 교섭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앞서 진행된 교섭에서 임금 동결 및 성과급 지급 불가 방침(1400억원 규모)을 받아들였지만 연차 휴가 미사용분에 대한 수당 지급 축소, 자녀 학자금 지급 3년간 유보 등과 같은 일부 복지후생비 삭감(1000억원 규모)에는 반대했다.

또한 군산공장 폐쇄 철회 등을 포함한 ‘한국GM 장기발전 전망 관련 요구안’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같이 양측의 첨예한 대립 속에 어렵게 교섭 일정이 잡힌 만큼 8차 교섭에서는 사측의 교섭안과 노조 요구안이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조가 임단협 교섭을 위해 파업을 잠시 보류한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조는 11일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지난 2일 신청했던 쟁의조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쟁의조정 연기 요청에 사측도 동의하면서 원래 11일까지였던 조정 기간(기존 10일)은 오는 17일까지 6일간 더 연장된다. 

이에 따라 한국GM 노사는 12일 오후 재개될 제8차 임단협 교섭에서 입장차를 좁힐 기회를 얻었다.

다만 노사가 이날에도 입장차만 확인하고 별다른 소득 없이 교섭이 끝나면 한국GM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 

만약 중노위가 노사 입장차가 커 조정이 어렵다는 의미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가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GM은 정부와 채권단의 경영실사가 끝나기도 전에 부도 신청 위기에 놓이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0일 밤 입국한 엥글 사장이 이번 임단협 교섭의 중재자로 나설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으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경영 실사에 집중하기 위해 노조와의 별도 협상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구안 협의는 오로지 노조의 몫이 됐다.

한편, 산업은행은 실사를 4월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일부 핵심자료 제출을 놓고 GM 본사와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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