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사과 이메일…“법적 책임 다하고 사회적 비난 달게 받을 것”
변호사 선임 등 경찰수사 대비…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추가 사과 검토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새벽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464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MBC 화면 캡처=연합뉴스)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새벽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464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MBC 화면 캡처=연합뉴스)

조현민(35)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가 최근 광고대행사 직원을 향해 물컵을 던지는 이른바 ‘물벼락 갑질’ 파문과 관련해 사태의 진화에 나섰다. 

조 전무는 베트남 다낭에서 귀국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사과하는 이메일을 보내고,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수사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 15일 오후 9시 4분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조 전무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12일 베트남 다낭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3일만에 조기 귀국한 것이다.

조 전무는 이 이메일에서 “이번에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받으시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특히 함께 일했던 광고대행사 관계자분들과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분들 모두에게 한분 한분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 보니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되었다”면서 “이번 일을 앞으로 더욱 반성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많은 분들이 제게 충심 어린 지적과 비판을 보내주셨고, 저는 이를 모두 마음속 깊이 새기고자 한다”며 “앞으로 더욱 열린 마음으로 반성의 자세로 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전무는 이번 논란으로 불거진 경찰 수사와 사퇴 요구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이번 일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자 잘못”이라며 “앞으로 법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며 어떠한 사회적인 비난도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일에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진언 드리며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고자 한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 이메일은 직원들에게 발송된 직후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App) 블라인드에도 전문이 올라왔다.

조 전무는 이번 논란과 관련한 법적 대응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조 전무는 대한항공 직원뿐 아니라 피해를 본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도 진심을 담아 추가로 사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본사에서 열린 광고 관련 회의에서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지고 폭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질’ 논란을 불렀고, 이후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조 전무는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조 전무는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12일 해외로 휴가를 떠나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조 전무가 휴가를 떠날 당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내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서 사진과 함께 ‘#나를 찾지마’, ‘#휴가갑니다’, ‘#클민핸행복여행중’ 등 해시태그를 달아 이 같은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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