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핵심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발표
감리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발표…바이오젠과 바이오로직스의 짬짜미 의혹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7일 오전 바이오젠으로 부터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레터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7일 오전 바이오젠으로 부터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레터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감리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과 관련한 1차 감리가 이루어진 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바이오젠으로부터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서신을 받았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감리위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한편 2차 감리위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과의 짬짜미를 통해 분식회계라는 쟁점사항을 뒤집으려는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 미국 바이오젠으로부터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서신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바이오젠은 서신을 통해 "콜옵션 행사기한인 다음 달 29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므로 대상 주식 매매거래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자"고 전했다. 정확한 날짜를 확정한 것을 아니지만 콜옵션을 내달 29일까지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바이오로직스 측은 감리위가 진행되는 17일 오전 바이오젠으로부터 해당 서신을 수령했으나 공시해도 되는지를 바이오젠과 협의하느라 하루 늦게 외부에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중 약 44.6%를 가져갈 수 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로 그간 '분식회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에 힘이 실린 형국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2015년 말 당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실제 일어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분법 회사로 변경,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했다고 여전히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5일로 예정 돼있는 2차 감리위에 이 사안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공교롭게도 감리위가 열린 날 오전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서신을 보낸 것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을 종용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대한 억측이 많아 회사에서 바이오젠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건 사실"이라며 "이미 바이오젠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준비사항 착수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바이오젠이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며 이미 콜옵션 행사 의지를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콜옵션을 행사 한다는 발표를 감리위가 한창인 가운데 발표했다는 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담합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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