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서 수출 증가를 이끌었던 핵심 업종인 IT·부품산업의 경쟁력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전 세계 수요회복 지연과 일본·중국과의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110) 제조업 업종별 무역특화지수를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 국내 대표 제조업인 전기전자(IT)를 비롯해 자동차, 섬유·의류, 정밀기계, 제지 등 나머지 5개 업종의 수출경쟁력이 작년보다 모두 약화됐다.

 

IT·부품의 무역특화지수는 작년 30.4에서 올해 29.9로 감소했다.

 

특히 수출특화 업종 중에서 비중이 큰 IT(25.6%)의 수출 경쟁력이 하락한 것이 문제다.

 

IT·부품 부문은 올해 가전·디스플레이 쪽이 부진했고 향후에도 휴대전화 부문 경쟁 심화 때문에 수출 경쟁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국내 수출 증가를 주도했던 이들 수출특화 업종들의 경쟁력이 내년에도 계속 저하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무서운 추격이 매서웠다.

 

2010년에 설립된 샤오미가 지난 3분기에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성했다.

 

더 나아가 샤오미는 세계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로 떠올랐다.

 

화웨이·레노버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맹활약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뒤쳐지고 있다.

 

국내 단말기 시장은 아직 삼성·LG의 과점 구조이지만, 내년 1월 발의될 예정인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들의 유착을 끊는 '완전자급제'가 시행될 경우 소비자들이 값싼 외국산 단말기를 대거 '직구'할 수 있게 돼 국내 시장도 판도 변화가 불가피 해 보인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최석원 책임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수요 회복이 지연되며 각 업종 내 경쟁 강도가 더욱 높아질 텐데, 특히 한국과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는 중국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과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수출 증가 주역 업종들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새로운 업종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 나아가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5%로 낮춘 한국개발연구원(KDI)'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수출시장과 수출품목의 다각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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