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들 “본사가 휴무일 최소화 요구…통보 없이 쉬면 ‘내용증명’ 압박”
본사 “휴무일에 대한 고객 불만 커…계약서에 따라 정당한 요청” 반박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hc 점주들이 23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 설립 총회를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에 식자재 납품 단가 인하와 원가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가 가맹점주들에게 사실상 ‘365일 가게 운영’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본사는 휴무일로 인한 고객의 컴플레인(불만)이 많았다고 취지를 밝히며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hc 본사 측에서 각 가맹점주들에게 휴무일을 최소화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점주들에 따르면 메시지의 내용은 지점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휴무일을 줄여나가야 하고, 본사에 사전 통보 없이 쉬면 ‘내용증명’을 보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점주가 본사로부터 받은 메시지에는 ▲경조사(직계존비속만 해당) ▲사고·건강(입원치료만 해당) ▲명절(설·추석) 외에는 휴무 불가 등 구체적인 휴무 인정 사유가 제시됐다.

이에 대해 점주들은 ‘사실상 1년 내내 일하라는 것이냐’라며 분통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점주는 본사 소속 사원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독립된 사업자다.

bhc 점주 A씨가 받은 문자메시지(사진-연합뉴스[독자제공])

또한 일부 점주들은 본사가 최근 전국 가맹점주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로 잇따라 연 간담회에 대해서도 참석 요구를 강압적으로 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점주는 본사 측으로부터 “전원 참석 부탁한다. 제외 매장은 없다”며 “절대 미참석 매장이 없어야 한다.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점주는 본사 측으로부터 이 간담회와 관련해 “자리를 만들었는데도 오지 않으면 불만 사항에 대해 듣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도 전했다.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는 “bhc 주식 전량을 보유한 미국계 사모펀드가 회사 가치를 높여 매각하기 위한 목적에서 영업일을 늘려 매출 확대에 나서는 것이 아닐지 의심스럽다”며 “겉으로는 가맹점과 소통한다면서 우리의 요구 사항에는 합리적 근거 없이 불가하다고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hc 본사는 “가맹점에서 매장 운영 시간을 지키지 않아 소비자의 컴플레인이 많았다”며 “이에 영업규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한 부분이다. 가맹 계약서에 따라 정당한 요청을 한 것”이라고 가맹점주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가맹 계약서에 ‘가맹본부가 정한 영업시간을 정당한 이유 없이 준수하지 않아 시정을 요구받았지만, 시정하지 않을 경우 가맹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간담회와 관련해서도 “본사는 가맹점에 교육 일정을 사전 통보하고 그 내용에 따라 교육 일정을 진행하고, 점주는 본사와 사전 협의해 일정을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점주가 교육을 수료하지 않으면 본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맹점주 250여 명은 bhc 본사에 가맹점 공급 주요 품목 공급원가 인하와 갑질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 2위를 차지하는 bhc가 가맹점들을 상대로 '식자재 고가 공급' 등 갑질 행위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업 강요' 논란까지 추가돼 향후 본사 차원의 상생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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