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제보로 사실 드러나, 사내 ‘고충처리위원회’ 제기능 의심

LS산전에 이어 롯데주류도 ‘미투(ME TOO)’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최근 한 제보자에 의해 롯데주류 내의 성희롱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미투운동’이란 성폭력 및 성추행과 관련해 피해자가 그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는 최근의 사회 운동이다. 

최근 롯데주류는 한 제보자를 통해 당사에서 9년 동안 근무했던 재무팀장 A씨가 부하 직원들을 상대로 일상적으로 성희롱을 해왔다는 것을 알았고, 이에 자체적인 조사를 거쳐 가해자인 팀장을 해고 조치했다.

한 매체는 롯데주류가 외부자의 제보를 통해 관련 사실들을 파악하고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제보자의 신원은 모른다”며 “제보자가 내부자인지 혹은 외부자인지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제보에 따르면 A씨는 성적인 농담을 즐겼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부하직원들에게 성희롱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무실 내에서 체형이 드러나는 하의를 입은 남성 부하 직원에게 “특정 신체 부위가 도드라진다”며 지적했다.

또한 술자리에서 동성인 남성 부하 직원에게 입맞춤을 시도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롯데 주류의 인사위원회에서 “나라고 남자 입술이 좋았겠냐. 친목을 도모하려고 (입맞춤을) 했던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여성 부하 직원에게는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손나은의 속옷 노출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나은이 너무 예쁘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여성 부하 직원에게 ‘오빠’라고 부르길 강요했고 이를 거부한 한 여 직원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준 사실까지 드러나 분노를 일게 했다.

A팀장에 대해 회사 인사팀 관계자는 “A팀장이 롯데주류에서 9년 동안 근무했고, 팀장으로 승진한 것은 3개월 정도 됐다”고 말했다.

A팀장이 9년간 근무하며 부하직원들을 계속 지휘했다는 점에서 그간 이런 행태들을 계속 이어왔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또한 롯데주류는 회사 자체적으로 ‘고충처리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외부자의 제보를 통해 그제서야 관련 사실들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위원회가 그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었는지 의심의 여지가 보인다.

이와 관련 롯데주류 홍보실 관계자는 그간 A팀장의 이런 행동들이 계속 있었고, 그것이 이번에 제보로 터져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고충처리위원회와 같은 내부 조정시스템을 통해 A팀장의 성희롱 행태를 고발하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며 “어느 조직이나 내부고발이 어려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직원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내부적 조정시스템들을 정비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A팀장은 중징계(해고 조치)와 관련 해고에 불복하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법무팀에 문의하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 했으나 연결 되지 않았다.

해당 팀장이 근무했던 재무팀의 한 여성직원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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