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과 시 주석, 상호간 긴밀한 협력 약속
시 주석, 미중 무역갈등서 '김정은 위원장' 히든 카드로?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역사적인 여정에서 중국 동지들과 한 참모부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협동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의 한 매체가 2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자신의 중국 방문을 환영하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련한 연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힌 뒤 "진정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 책임과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조중(북중)이 한 집안 식구처럼 고락을 같이하며 진심으로 도와주고 협력하는 모습은 조중 두 당, 두 나라 관계가 전통적인 관계를 초월하여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내외에 뚜렷이 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습근평(시진핑) 동지와 맺은 인연과 정을 더없이 소중히 여기고 조중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부단히 승화 발전시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 주석도 연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북중) 두 당과 두 나라 관계의 불패성을 전세계에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지난 3월 중국 방문 후 중조 관계는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서고 쌍방이 이룩한 중요한 공동 합의들은 하나하나 이행되고 있으며 중조 친선협조 관계는 새로운 생기와 활력에 넘쳐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에서 대화와 완화의 흐름을 더욱 공고히 했다"며서 "이에 대하여 기쁜 마음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조선은 친근한 벗과 동지로서 서로 배우고 참고하며 단결하고 협조함으로써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의 보다 밝고 아름다운 미래를 공동으로 개척해나갈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해외의 소식통에 따르면 연회에 앞서 진행된 북중 정상회담에서 최근 열린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이에 대한 양측의 평가와 견해, 입장이 교환됐다고 알려졌다. 또한 양 정상은 북미회담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최근 두 당 사이의 전략적인 협동이 강화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욱 두터워지고 있는 현실을 대단히 만족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더욱 긴밀한 친선·단결·협조관계를 발전시킬 결심과 의지를 표했다.

이에 시 주석은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조선(북한)측의 입장과 결심을 적극 지지한다"며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 자기의 건설적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의 협력을 통해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시각이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 갈등에 대응하는 시 주석의 레버리지(지렛대)가 단지 대두 수입이나 보잉사 비행기 계약 체결 등 통상 문제를 넘어선 차원이라는 사실을 김 위원장의 방중이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의견이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면서 동시에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대북 경제 제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북한의 수입물량의 80% 이상이 대중 무역으로 거래된다.

즉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간의 협상 테이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폭탄’을 무기로 한 무역전쟁에서 서로간의 보복 조치에 대한 언급이 연이어 교환되는 상황에서 ‘김정은 카드’는 중국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이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향후 국제사회의 판도가 어떻게 짜여 질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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