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간 LG서브원 일감몰아주기…LG의 '정도경영' 예외인가?
계열사간 LG서브원 일감몰아주기…LG의 '정도경영' 예외인가?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8.08.01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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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서브원, 지난 4개년 간 내부거래 비중 70%대
공정거래법 개편안 국회 통과 땐 LG그룹도 사정 범위 안으로

한달 전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정중동(靜中動)행보가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말뜻 그대로 조용한 가운데 파격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LG그룹 집단의 공시를 살펴보니 정말 조용한 가운데 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움직임이 있었다. 그간 ‘정도경영’을 내세웠던 LG그룹의 경영 방침과는 달리 그룹내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는 줄곧 진행돼 온 것이다.

이번에 공정거래법 개편 특별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권고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LG그룹도 당국의 사정 범위 내로 들어가게 돼 향후 LG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 LG 서브원 내부거래 비중 70%대, 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LG서브원(대표 이규홍)은 지난 2002년 1월1일 LG유통에서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돼 설립됐으며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구매업무(B2B)와 건설관리, 부동산관리·임대 및 골프장·리조트 운영 등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그룹 내 지주회사인 ㈜LG가 서브원의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31일 기준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가 보유 중인 ㈜LG의 지분율은 46.68%다. 총수일가가 ㈜LG를 통해 서브원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서브원의 2017년 총 매출은 5조7100억원으로,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4조2400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74%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6년과 2015년에도 전체 매출의 각각 71%와 72%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2016년에는 4조7780억원 가운데 3조4146억원을, 2015년은 전체 매출 3조9547억원 중 2조8580억원을 내부거래로 달성했다.

2014년에도 내부거래율은 69%였다. 전체 매출액 3조7841억원 중 2조6373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내에서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 평균매출액(지난 3개 회계연도 매출액의 평균)의 12% 이상인 경우이다.

따라서 서브원은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직접 지배 지분 없이 구씨 일가가 직접 지배하는 ㈜LG를 통해 서브원을 간접 지배해 현행 공정거래법상 규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서브원은 매년 흑자를 내며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전부를 지분 100%를 보유 중인 ㈜LG가 모두 챙기면서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들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사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공정거래법 개편안 국회 통과 땐 LG그룹도 규제 그물망 속으로…어떻게?

지난달 29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특위)가 총수일가 사익편취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범위 확대하는 내용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편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권고했다.

특위는 상장·비상장사 모두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가지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안을 권고했다. 현행 상장 30%·비상장사 20%에서 규제 대상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다.

특위는 특히 오너일가가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계열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같이 법이 개정되면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받는 회사(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20%가 넘는 회사)가 해당 법인의 명의로 50% 넘게 지분을 보유한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그룹 집단 내 다른 계열회사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서브원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또한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대주주 일가는 주력 핵심 계열사의 주식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런 요구를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지분 보유를 계속하면 언젠가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재계에 경고를 보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언급한 비주력 계열사는 시스템통합(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으로 MRO(소모성자재)사업과 부동산 관련 사업 등을 하는 서브원이 포함된다.

사정 당국의 칼날이 시퍼런 가운데 규제의 그물망 속으로 들어 갈 경우 LG서브원도 그 칼날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LG서브원 관계자는 "그룹 내 주력 사업인 전자와 화학 등 관련 설비를 신축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서 기술 및 사업 규모 등 관련 정보가 유출 될 우려에서 내부거래를 한다"며 규제가 강화 돼도 LG서브원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거래법의 시행령 38조 4항 관련 별표 1의 4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의 예외를 보안성 등의 사유로 규정해 놓고 있어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재계를 향해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라'는 강력한 경고 메세지를 보낸 만큼 공정위는 LG그룹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해 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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