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과정서 허위·과장 정보 이용해 주가 부양
235억 부당이득 챙겨…범행 공모한 경영진 3명도 불구속 기소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사진-연합뉴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사진-연합뉴스)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라씨는 지난달 18일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허위·과장 정보로 주가를 끌어올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단장 박광배 부장검사)은 지난 2일 라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범행을 공모한 최고재무책임자(CFO) 반모(46)씨, 법무팀 총괄이사 변모(45)씨, 홍보담당 이사 김모(53)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라씨 등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허위·과장 정보로 주가를 조작해 23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라씨 등은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인 ‘조인트스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품목허가 승인신청과 관련, 지난해 6월부터 자체 창간한 의료전문지를 통해 임상시험이 성공했다는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언론사에 임상적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제 신약개발에 성공한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또한 같은 해 8월에는 임상 결과 발표회를 열어 조인트스템이 임상 2상 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네이처셀은 임상 2상을 마치고 별도의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한 상태였다.

이에 힘입어 네이처셀 주가는 한때 4220원이었지만 최대 6만2200원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식약처가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반려하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식약처는 ▲임상 환자 수가 13명에 불과 ▲대조군 없음 ▲치료 중에도 질병 진행 환자가 임상 환자의 절반을 넘어선 점 등을 신청 반려 사유로 들었다.

이와 함께 라씨 등은 올해 2월 사채 상환을 위해 네이처셀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며 매도자금의 사용처를 줄기세포 개발비 명목으로 허위로 기재해 공시한 혐의도 받는다.

여기에 이들은 지난 2015년 4월 1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1년간 매매가 금지된 신주를 배정하는 것처럼 공시한 뒤 투자자들에게 처분이 가능한 구주(기존에 발행된 주식)를 대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자금난을 겪던 라씨 등이 투자자를 끌어들이려고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긴급조치(Fast-Track·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했다”며 “추징보전 조치를 통해 피의자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을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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