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핵심간부들, 해외지사 및 지방 발령 등 부당인사로 노조활동 탄압
노조‧점주들 “bhc가 회사매각 위해 본사 기업가치 올리기에 급급” 주장

bhc의 한 매장
bhc의 한 매장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회장 박현종)가 겉으로는 상생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가맹점주들 뿐만 아니라 노조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BHC는 최근 소속 가맹점주들과 소송전을 벌이는 데 이어 노동조합 탄압 의혹이 제기되는 등 내외부에서 갖가지 구설수가 나오고 있다.

bhc가 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노조의 핵심 멤버들을 해외나 지방으로 발령보내는 등 부당인사를 단행해 노조 탄압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TRG)이 주인인 bhc는 그동안 가맹점주 등으로부터 본사가 회사의 매각을 위해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는 아랑곳하지 않고 본사의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만 급급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 노조 탄압으로 그러한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30일 매일노동뉴스와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등에 따르면 bhc는 지난달 27일 노조 교섭위원 조모 교육국장을 최근 테스트 영업을 시작한 홍콩 몽콕의 직영 1호점 매장의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홍콩지사장으로 발령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노조 출범 때부터 노조 활동에 적극 참여했는데, 홍콩 발령 전 노조활동을 하다 3개월 감봉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특히 조씨는 현지에서 언어 소통이 전혀 안되는데다 홍콩지사에는 조씨와 임시 직원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져 노조는 이 같은 인사가 노조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부당인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측은 회사가 조씨를 해외로 발령하면서 승진시킨 것처럼 밝혔지만 급여도 그대로이고, 현지에서 집을 계약하지도 못하는 등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씨 이전에도 사측이 또다른 교섭위원들에 대해서도 부당인사를 단행해 노조를 와해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

김모 노조 사무국장은 올해 초 근무하던 서울 본사에서 강원도 원주로 발령됐고, 조합원 오모 팀장은 노조설립 전 팀장에서 이사로 승진하면서 조합원 자격을 잃었다. 

특히 오씨의 경우 통상 이사는 1년 계약직으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해고될 수 있기 때문에 오씨의 인사도 노조 교섭위원의 활동을 방해하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라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김씨의 발령을 취소하고, 조씨의 3개월 감봉처분 징계를 ‘경고’로 낮추는 화해권고를 했는데, 이를 노사가 수용하며 갈등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사측이 조씨를 홍콩으로 발령하면서 노사 갈등이 또다시 불붙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조씨의 인사 발표 당일 김씨를 강원도 원주로 발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서울지노위 화해권고로 김씨의 원주 발령을 취소했지만 김씨의 직책을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했다.

이에 대해 bhc측은 노조탄압을 위한 부당인사라는 노조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bhc 관계자는 “조씨의 홍콩지사장 발령은 노조탄압과는 관계가 없다. 조씨가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발령을 보낸 것”이라며 “홍콩지점은 bhc에겐 첫 해외 진출이기 때문에 매장 인테리어 등으로 몇십억의 비용을 투자했다. 그런 중요한 곳에 노조탄압 목적으로  조씨를 보냈겠느냐”고 밝혔다.

또한 “김씨의 경우 일반적인 인사발령이었다. 하지만 김씨가 적응이 어렵다면서 다시 서울에 근무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기에 다시 서울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대신 이미 팀장 자리가 꽉차서 팀원으로 근무하도록 했다”며 “오씨의 경우도 팀장에서 이사가 되는 게 승진인데 노조탄압을 위해 오히려 승진을 시키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 bhc 가맹점협의회는 지난 28일 오전 조고든 엘리어트 bhc 사내이사 등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 및 사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광고비를 횡령하고 해바라기 오일 납품가 일부를 편취했다고 주장하면서 회사가 가맹점주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본사의 규모확장과 배불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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