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전체 뇌물 수수 금액 57억원 중 27억여원 1위 불명예
이훈 "갑(甲)의 위치 공기업, 뇌물 수수 및 향응 수수 집중"

지난 10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 부문 국정감사
지난 10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 부문 국정감사

한수원·한전 등 산자부 산하 공기업의 임직원들이 지난 5년간 57억원이 넘는 뇌물 및 향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산업통상자원부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는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자부 산하기관들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의 임직원 뇌물 및 향응 수수 적발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8월까지 총 22개 기관에서 임직원들의 뇌물향응 수수 적발액이 57억239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기간동안 22개 기관에서 뇌물과 향응 등을 받은 직원은 234명으로 총 1409회에 걸쳐 뇌물이나 향응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뇌물 수수는 1028건으로 381건을 기록한 향응 수수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31명의 임직원이 144회에 걸쳐 뇌물이나 향응을 받았다. 수수금액은 전체 57억 중 26억7148만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4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전력공사 9억8100만원, 한국가스공사 4억2550만원, 한국남부발전 4억25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최다 금액수수자는 한수원의 모 부장으로 현대중공업 등으로부터 8회에 걸쳐 총 17억18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

한전은 뇌물이나 향응 수수 적발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으로 조사됐다. 한전은 적발된 234명의 인원 중 94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수수 횟수에 있어서도 한전은 전체 1409건의 적발 중 562건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해 가장 빈번하게 뇌물향응 수수가 이뤄지는 곳으로 나타났다.

가스공사는 적발된 임직원 30명, 수수횟수는 388건, 금액은 4억2550만원으로 한수원과 한전 다음으로 많았다.

남부발전은 뇌물·향응 수수액이 4억2500만원이었고 한전 자회사인 한전KDN의 한 부장급 직원은 협력업체로부터 8500여만원의 뇌물을 받았다가 해임됐다.

한국남동발전 11명의 직원이 18회에 걸쳐 뇌물과 향응 1900여만원을 받았으며, 한국중부발전 2800여만원, 한국서부발전 5600만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69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공기업들이 다수의 민간 협력업체들에 사업이나 용역을 발주하는 이른바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뇌물 및 향응 수수가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들 공기업들이 뇌물 또는 향응의 대가로 공여자들에 지급한 혜택을 보면 계약정보의 제공, 납품이나 계약과정에서의 편의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뇌물공여자 역시 각 기관마다 대부분 겹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심각한 점은 이들 공기업 직원들이 대가를 갈취하는 형태의 뇌물 수수 사례도 있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의 임직원들이 거리낌 없이 뇌물과 향응 수수에 일상화되어 있다”며 “국회를 포함한 감사기관들은 임직원의 비위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각 기관들은 더욱 구조제도적인 측면에서 자구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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