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 구속영장 발부
경찰 "가짜 가상화폐 발행해 모은 돈 90억원, 피해자 2600명"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관계자 김 모씨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남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씨와 또 다른 관계자인 허 모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에 150조 보물이 실려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회사의 주가를 조작하고 투자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유사수신 등 투자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관계자들이 구속됐다. 하지만 투자사기 혐의의 '몸통'으로 추정되는 류승진 씨는 해외로 달아나 수사당국은 류 씨의 검거에 애를 먹고 있다.

앞서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이하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 모(57)씨는 15일 오전 10시 10분경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영등포구 남부지법에 출석하며 "돈스코이를 인양할 계획이 있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취재진이 돈스코이호 인양 계획이 있었는지 묻자 허 씨는 "있다. 인양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고,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자 "안 한다"고 답했다.

심사에서 어떤 말을 할지, 영장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묻자 허 씨는 "있는 그대로 소명하겠다. (결과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도 했다.

취재진이 '피해자에게 할 말 있나'라고 묻자 "피해자가 어떤 분들인가, 인양할 건데. 나는 코인과 관련이 없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함께 영장심사를 받는 신일해양기술 관계자 김 모(51)씨는 취재진과 마주치지 않고 법정을 향했다.

허 씨와 김 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보물이 실려 있는 침몰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했다며, 인양하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보물선 인양을 근거로 가짜 가상화폐까지 발행해 모은 돈은 90억원, 피해자는 2600명에 달한다.

투자자를 모으던 당시 실체 여부가 확실치 않은 가상화폐를 내세우며, '투자자를 모집해 오면 가상화폐로 보상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던 만큼 일각에서 '투자 사기'라는 의심의 목소리가 높았다.

경찰은 신일그룹이 지난 6월 만들어진 신생 회사로, 인양 의사와 능력이 없어 이 회사가 사기를 위해 만들어진 회사라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한편 주범으로 지목된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인 류승진 씨는 현재 베트남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은 류 씨가 돈스코이호 인양 사기뿐 아니라 25조 원 상당의 금광을 개발한다며 투자자를 모은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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