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규정 무시한 채 135억원치 오피스텔 116실 매입해 임직원에 무상 제공" 강심장 지적
일각, 예탁원 등 공기업의 방만한 내부 경영 국민의 혈세 낭비로 이어져…문제 심각

한국예탁결제원(사장 이병래)이 정부 규정을 무시한 채 부산에서 임직원용 숙소를 과도하게 매입해 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증권을 예탁받아 관리하는 금융위원회 산하 기타공공기관인 예탁원은 국민의 세금이 투입돼 운영되는 공공기관인 만큼 방만한 내부 경영은 곧 국민의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정무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19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예탁원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뒤 135억원을 들여 임직원 숙소용으로 오피스텔 116실을 매입한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예탁원은 지난 2014년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예탁원 직원의 55%인 354명이 부산에 근무하고 있다.

예탁원은 135억원을 들여 임직원 숙소용 오피스텔 116실을 매입, 임직원들에게 공짜로 임대해 왔다.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신의 직장’으로 불릴만한 예탁원에서 정부 지침까지 어겨가며 직원들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한 셈이다.

게다가 예탁원은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승인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탁원이 국토부에서 승인받은 임직원 숙소 상한선은 3개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처음 승인해준 건 3실이었는데 예탁원은 116실을 전세도 아니고 매입을 해버렸다"며 "노골적으로 규정을 위반한 강심장"이라고 따졌다.

그는 "해당 오피스텔의 시세를 보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 수준인데 평균 연봉 1억1000만원에 달하는 직원들이 관리비만 내고 사용하는 것은 대단한 특혜"라고 덧붙였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19일 오전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19일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이날 오전 열린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병래 예탁원 사장은 "3채를 승인받았지만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자체 계획을 세워 추진했다"며 "정부와 협의를 거쳐 기준에 맞게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김 의원에 따르면 예탁원은 올가을 진행될 사내 추계 체육대회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할 트레이닝복 구입예산으로 1억3360만원을 책정해 비난이 일었다.

이에 앞서 예탁원은 올해 초 춘계체육행사 때 바람막이 재킷 구매비로 6480만원을 지출했다.  두 차례의 행사 때 직원들에게 복지 차원으로 지급된 물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올해만 총 2억원가량이다.

한편 최근 예탁원은 임직원이 내부 규정을 무시하고 주식투자를 했음에도 전원 가벼운 '경고' 처분을 내린 것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 논란도 있었다.

지난 6월 예탁원은 내부 규정을 위반하고 주식 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직원 12명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위반행위에 대해 ‘불입 금액 착오, 규정해석 오류, 판단 기준 오인, 강화규정 미인지’ 등의 궁색한 사유를 대며 전원에 대해 가벼운 '경고' 처분으로 마무리해 논란을 빚었다.

이들은 사전승인 누락, 매매 횟수 초과, 순매입 한도 초과 등 내부통제 규정을 위반하고 주식 거래를 한 의혹을 받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직원 A씨는 순매입 한도보다 1900만원을 넘겨 거래해 규정을 어겼고, B씨는 매매횟수를 무려 54회나 초과해 인사위에 회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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