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리더십과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리더십과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8.10.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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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승계 작업 본격화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 위기설 속 안팎에 산적한 과제 풀어야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전격 승진 발표하면서 승계 작업을 구체화했다. 연말 정기인사가 아닌 상황에서 실질적의 총수 격의 힘을 거머쥐며 경영 전면에 나선 그에게 최근 건강이 악화된 부친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국내 재계 2위 그룹을 이끌어가기에 힘든 난관이 산적해 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현대기아차 그룹 위기설마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재계의 우려가 있지만, 기우이기를 바라면서 그 배경을 짚어본다.

향후 그룹 총수가 될 정 수석부회장의 원활한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2.35%, 1.74%로 낮은 수준이고, 현대모비스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신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23.29% 보유하고 있고 정몽구 회장 지분까지 합하면 29.9%가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을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오너일가 지분율 20%로 낮추는 안을 추진 중에 있어,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10%나 덜어내야 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줄 역할을 현대글로비스에 두고 그 방안으로 지배구조 개편안으로 내놨지만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다른 방향을 요구하며 반대하고 나서 무산됐다. 이후 새 지배구조 개편안 등을 마련했지만 연내 이뤄지지기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중국 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의 여파로 최대 25% 고율의 관세 부과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은 현대기아차그룹에서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 중 하나다. 작년 말 기준으로 미국 현지 자동차 판매 대수는 모두 127만5223대. 매출로 따지면 북미 시장은 50조880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그룹 전체 판매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차는 15%, 기아차는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로만 보더라도 중국에 이어 두번째 시장이다.

하지만 올들어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고전을 해온데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자동차에 최대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까지 실제로 부과하게 되면 현대기아차는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세금폭탄을 맞을수도 있어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치가 된다.

기업의 존폐가 달린 위기에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14일 정 부회장을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연말 정기 인사를 한참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갑작스런 승진 배경을 놓고 여러 시각이 엇갈렸지만 정몽구 회장이 더이상 경영 전면에서 진두지휘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그룹내 승계 절차는 이미 논의된 바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윌버 로스 미 상무부장관 등을 만나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부랴부랴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특별 수행원 명단에서 빠지고, 대신 수년간 그룹의 2인자 역할을 해왔던 김용환 부회장을 보냈다. 

평양 방문보다는 기업의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발로 뛰어야 했기 때문이다.

4대 그룹 총수 중 정 수석부회장만 빠졌지만, 정 수석부회장 대신 방북한 김용환 부회장은 그룹내 위상이 정의선 부회장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정몽구 회장의 의사소통을 최측근에서 맡아온 인물이다. 그룹 인사, 홍보, 대외협력 등을 총괄하고 주요 계열사의 자금운영과 관리 및 인사까지도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최고의 실세였다.

그는 정몽구 회장의 숙원이던 현대건설 인수를 성공시켰고, 옛 한국전력 부지 인수, 통합 신사옥 건립 등 굵직굵직한 업무를 일궈냈다.

현대차 유럽사무소와 현대·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 추진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여타 경쟁업체들이 하향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현대·기아차를 세계 5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키운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3월 상공의 날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빅5’에 진입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낸 인물이다.

김 부회장은 그룹에서 학연이나 지연과 같은 연결고리가 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신라시대 성골에 비유되는‘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출신’도 아닌 그가 일찌감치 부회장직에 올라 그룹 내 최고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정 회장의 신임도 가장 두텁고, 현대차그룹 최고 실세이자 ‘그룹 2인자’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러나 최근 그룹 안팎의 위기와 정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그룹 승계를 위한 절차는 불가피해졌다. 아무리 김 부회장이 능력과 신임을 받는다고 해도 오너는 정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정 부회장이다. 

지난해 정 부회장의 승계 절차가 한참 논의될 때부터 김 부회장의 거취 문제는 일찌감지 거론되며 퇴진설이 나돌았다.

현대차그룹은 9년 만에 비서실 역할을 대폭 확대·강화했다. 김 부회장이 맡아왔던 기획조정실 업무를 비서실이 맡고, ‘기획조정실’ 명칭도 지난해 하반기 공시된 보고서에서 빼버렸다. 

비서실이 지배구조 개편 전반을 관장하는 등 그룹 내 컨트롤타워로 비서실의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을 서두르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을 본격화해야 하고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상황에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획조정실이 맡아왔던 정책 개발·대관·해외정책·감사·인재 개발 등  그룹의 핵심 업무도 비서실에서 담당하게 했다. 

정 부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는 물론이고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등 그룹 내 모든 계열사 경영을 총괄 관여하게 됐다. 신설된 총괄 수석부회장 직급은 부회장보다 높아 김용환 부회장을 비롯 윤여철·양웅철·권문식 현대·기아자동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6명의 부회장을 지휘하게 했다. 

이 같이 실질적의 총수 격의 힘을 거머쥔 만큼 경영 전면에 나선 정 수석부회장이지만, 자신보다 나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 부회장 등의 인사조치와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앞둔 그의 리더십과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위기설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밖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해외시장 불안정, 미국 관세의 불확실성 등과 안으로 지배구조 개편, 승계자금 확보, 그룹내 구조조정 문제 등 난제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현대차 관련 주가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 불안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지만, 올해 현대차그룹의 1차 개편안이 나왔던 5월까지 현대차 주가는 14만~16만원 선에서 움직였던 주가가 이달 들어 급락해 19일 현재 11만원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22만~26만원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현대모비스 주가도 19일 현재 19만원 초반까지 내려왔다. 지배구조 수혜주로 한때 20만원에 가깝게 치솟았던 현대글로비스 주가도 11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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