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생산공장서 페트병 작업하던 기계가 멈춰 수리 중 다시 작동돼 사고
제주도개발공사, 사고 직후 모든 생산라인 가동 중단…정밀안전진단 들어가

제주 삼다수 생산 설비(사진-연합뉴스)
제주 삼다수 생산 설비(사진-연합뉴스)

제주 삼다수가 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됐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등 사고 수습 절차가 모두 끝나고 생산이 재개될 때까지 한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6시 43분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삼다수 공장에서 김모(35)씨가 삼다수 페트(PET)병 제작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김씨는 작업 도중 작동을 멈춘 기계를 수리하러 내부로 들어갔다가 기계가 작동하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목격한 현장의 동료가 기계를 멈춘 후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김씨는 사고 한시간여만에 숨을 거뒀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명령하면서 모든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발생 현장에 다른 조원이 있었지만, 귀마개를 한 채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어 기계가 작동해 김씨가 사고당한 사실을 바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장 내부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 다음 날 조사요원을 보내 현장 조사를 한 데 이어 이날 산업보건안전법상 중대 재해가 발생했다는 사유로 전면 작업중지를 명했다.

23일에는 관련 담당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노동청 조사와 경찰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외부기관에 의뢰해 정밀안전진단을 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해 노동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동청은 개발공사의 안전대책을 심의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면 작업 재계를 명령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모두 거치려면 최소한 1개월 이상 소요될 수도 있어서 삼다수 공급이 완전히 끊겨 영업에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사고 수습이 가장 중요하다”며 “생산 재계와 관련된 사항은 추후 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경수 사장 등 제주도개발공사 임원은 지난 21일 유족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하려 했지만 유족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씨의 유족측은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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