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노동자 "팀장 주축으로 노조 활동한 노동자 집단적으로 괴롭혀"
회사 측, 팀장 부당행위 의혹 관련 "개인적 갈등", "파악 중"이라는 말 뿐

김인국 청주노동인권센터 대표(성모성심 주임신부·왼쪽 셋째)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 넷째) 등이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G하우시스 안 집단 따돌림 실태 등을 고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활동을 이유로 집단 따돌림과 폭언 및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6인의 노동자는 김인국 청주노동인권센터 대표(왼쪽 셋째)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 넷째) 등과 함께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G하우시스와 집단 따돌림 사태 등을 고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LG하우시스의 한 생산 공장에서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부서 내 팀장이 중심이 돼 해당 노동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하고 이들을 집단적 따돌리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비난이 일고 있다.

LG하우시스 청주 옥산 공장 노동자 6인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들이 소속된 부서에서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당해야 했던 억울한 일들을 털어놨다.

“작업장 도르래에 목을 매 죽으면 따돌림받는 이들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질까요?”

지난 2012년 입사했던 강 모(33)씨는 자신이 회사에서 5년 동안 집단 따돌림 등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그는 “노조 활동으로 회사에서 찍힌 동료들과 어울린다는 이유로 입사한 지 1년쯤 지난 2013년 초부터 따돌림이 시작됐다. 연장 근로에서 배제돼 급여는 반토막 났고, 매일 무기력·회의감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 5월19일 밤 11시경 자신의 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경찰에 발견돼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강씨는 따돌림 등 집단 괴롭힘이 발단이 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른 근로자도 오랜 기간 괴롭힘·따돌림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왔다고 주장했다.

강씨 등에 의하면 이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에서 6년 동안 조직 안에서 집단 따돌림과 폭언, 부당 노동 행위 등 반인권적 행위를 당했다. 또 이들은 최근 2년 동안 동료 15명이 이런 문제로 퇴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이들은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북인권연대,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함께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노조 활동을 한 노동자들이 표적이 됐으며, 집단 따돌림의 주축이 실무 책임자인 A팀장이라고 주장했다.

김 모(32)씨는 “2012년 리본 착용, 임단협 출정식 참가, 노조 조끼 착용 등 노조 활동에 참여한 게 원인이 된 것 같다. 이후 A팀장의 지시에 따라 나이 어린 후배들의 반말과 무시, 욕설 등 행위가 반복됐다”고 했다.

강씨는 “사내에서 A팀장을 ‘주군’으로 부르는가 하면, 그를 따르는 ‘A사모(A팀장을 사모하는 모임)’란 모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당시 같은 부서에 있었으며 지난 1월 직접적 폭행을 당한 이들 중 한명은 현재 타 부서로 전출됐다. 또 다른 한명은 휴직을 한 상태며 불안, 불면, 자살 충동으로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또 기자회견에 참여한 재직 중인 5명은 현재 노사가 협의 하에 업무에서 배제돼 대기 중인 상태로 향후 조정을 거쳐 인사 등의 문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들과 상담을 한 조광복 청주지방노동인권센터 노무사는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 부당 노동 행위가 일어났지만, 회사는 손을 놓고 있었다. 윗선의 방관과 묵인 아래 저질러진 회사 차원의 문제”라고 밝혔다.

정의당 소속 김종대 의원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입법을 통해 집단 따돌림과 약자에 대한 부당 행위를 방지해야 한다"면서 "계도를 통한 해결은 이미 임계점을 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뜻을 전해 왔다. 다만 A팀장이 주축이 돼 노조활동을 한 이들을 괴롭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파악 중"이라는 말만 전해 왔을 뿐이다.

회사 측은 “직장 내 왕따·괴롭힘 등 도덕적 문제보다 사인 간의 갈등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충 처리도 충분히 이뤄졌고 해당 부서 간부들도 일정 부분 (고충 해결을 위한)노력들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근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에서 이미 조사가 끝난 사안으로, 회사 측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집단 괴롭힘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근로자가 후배에게 폭행당한 사건도 “(해당 근로자의)안전수칙 위반에 따른 사원 간의 다툼이 원인으로 정당한 징계조치가 이뤄졌고, 충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사에서도 부당 징계가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고 해명했다.

회사는 입장문에서 “당사자들이 주장하는 특정부서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외부 전문 교육기관의 컨설팅을 통한 교육 프로그램도 노사가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욱 개선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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