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협회 “애플, 유통망에 데모폰 강매…국내시장 첫 등장부터 관례화”
“최근 아이폰XS 등 한꺼번에 출시…데모폰, 중소 유통망에 과한 부담”

애플 신제품 아이폰XS 등이 정식 출시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애플 신제품 아이폰XS 등이 정식 출시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글로벌 IT기업인 애플이 수년간 국내 유통망에 ‘데모폰(시연폰)’을 강매하는 ‘갑질’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타 제조사에는 없는 애플만의 갑질로, 애플이 국내시장에 첫 등장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관례화된 대표적인 유통 적폐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최근 애플이 아이폰XS, 아이폰XS 맥스, 아이폰XR 등 다양한 단말 제품을 한꺼번에 출시하고 단말기 가격 역시 크게 오르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졌다며 일선 유통점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2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애플은 일선 유통망에 데모폰을 공급하면서 중소 유통망에 과한 수준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협회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제조사는 데모폰을 전량 지원하고, 진열 종료 후 진열 종료 후 회수한다. 이 과정에서 유통망에 금전적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애플은 데모폰 100%를 유통망에 강매해 타 제조사 대비 유통점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데모폰이란, 제조사가 자사의 신제품 단말기 모델 출시 시점에 제품 홍보를 위해 유통망에 한시적으로 디스플레이 및 고객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한 단말기를 말한다.

특히 애플은 이 데모폰을 신규 모델 출시 1년 후에나 판매가 가능하도록 제약을 걸어둬 유통망은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구입한 데모폰을 제 때 팔지도 못하고 1년간 재고로 쌓아둬야한다는 게 협회측의 주장이다.

협회는 “애플은 데모폰을 구매하지 않으면 애플 단말기를 개통조차 하지 못하게 강제하고 있다”며 “시연 단말기를 배치할 매대 제작 비용도 유통망이 부담하지만 애플은 시연 매대 위치와 포스터 부착 위치까지도 엄격하게 지시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애플은 시연폰 말고도 이동통신사에 광고비와 무상수리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앞두고 있다. 

아이폰 신제품 디자인과 기능을 홍보하는 내용의 광고에 모두 통신사가 비용을 내게 했다는 것이다. 공시지원금 역시 이동통신사에 떠넘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공정위 사무처는 올해 초 애플코리아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애플코리아 측에 발송한 바 있다.

협회는 “애플 갑질로 인한 피해를 해결하고자 정확한 실태와 피해규모 추산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통3사 대리점협의회와 공동대응해 나갈 것이며, 공정위 제소 등 법률적 검토도 병행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애플코리아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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