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서…GM과 ‘신설 법인 설립 추진’에 합의
노조 “제2의 공장폐쇄나 매각 위한 GM의 구조조정 음모…총파업 불사”

한국GM은 18일 GM과 산업은행이 독립된 R&D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신설 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한국GM은 18일 GM과 산업은행이 독립된 R&D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신설 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난항을 겪었던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법인 분리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2대주주 산업은행이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GM 노조가 사측의 법인 분리에 대해 ‘제2의 공장폐쇄나 매각을 위한 GM의 구조조정 음모’라며 파업 등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노사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GM은 18일 대주주인 GM과 산업은행이 독립된 R&D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신설 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5월 한국GM의 경영정상화 계획의 하나로 한국GM에 생산 배정이 확정된 차세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새로운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에 대한 글로벌 차량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GM은 “준중형 SUV와 새로운 CUV 타입의 제품은 동일한 차량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된다”라며 “이에 따라 한국의 협력업체들은 더욱 많은 부품을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법인분리 타당성 검토와 협상을 벌인 결과 R&D 법인 분리가 부품 공급률 증가와 부품 공급의 신규 창출, 협력업체 신규 고용효과 및 생산유발효과,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GM이 지난 7월 10일 R&D 법인 분할 계획을 발표한 지 5개월 만에 설립이 마무리됐다. 

한국GM은 10월 19일 주총을 열고 분할계획서를 승인했지만, 산업은행은 승인의 효력을 정지하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지난달 28일 법원이 일부 인용하면서 분할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산은은 이후 방한한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회동하고, 한국GM이 제출한 R&D 법인 사업계획 등을 검토한 결과 승인을 결정했으며 가처분 신청은 취하할 예정이다.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발표한 국내 생산 예정의 2개 차종에 더해 2개의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을 한국에 배정한 것은 한국 사업에 대한 GM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앵글 사장은 “이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중차대한 프로그램들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하고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위해 재무성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환영한다며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설립으로 미래에 더 많은 글로벌 프로그램들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이날 주총이 열리자 보도자료를 내고 “결론적으로 노동조합은 철저하게 배제된 채 정부와 여당, 산업은행 간 밀실협상이 이뤄진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기습 주주총회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30만 노동자 고용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안했던 한국GM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사협약체결’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오던 정부와 여당, GM자본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즉각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방안을 마련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노조의 반발에 이날 주총은 한국GM 본사가 아닌 서울 시내 모처에서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한국GM 노조가 제기한 2차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려 법인분리 결정에 맞서 쟁의권을 확보하려던 시도가 또다시 불발된 상황이다.

한편, 산은은 예정대로 오는 26일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4045억원 추가 출자를 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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