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사회 "금융지주 측, 최고경영자 권한 분산해 비리 차단한다는 원칙을 저버렸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DGB금융지주 자회사임원추천위원회가 김태오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직을 추천한 가운데 은행 이사회 및 노조 등은 이를 반대하고 있어 향후 김 회장의 겸직 안건이 최종 주주총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13일 DGB금융지주 등에 의하면 지난 11일 자회사최고경영자추천위원회(자추위)는 김 회장을 대구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자추위 결의안이 통과되면 김 회장은 2020년 말까지이며 한시적으로 대구은행장을 겸직한다.

15일로 예정된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자추위의 추천을 받아들여 김 회장을 추천하고 이후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의 되면 김 회장은 은행장에 선임된다.

DGB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언론에 “윤리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기업문화에 쇄신과 100년 기업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김 회장이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 이사회 및 노조 등은 김 회장의 은행장 겸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취임에 난항이 예상된다.

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금융지주 측이 최고경영자(CEO)에 집중한 권한을 분산해 비리를 차단한다는 원칙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조 관계자도 “겸직은 부작용을 일으켰던 과거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라며 “지난해 은행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회장과 은행장 분리를 약속한 만큼 겸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에 대비해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주주총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주 이사회는 대구은행 주식 100%를 가진 유일한 주주로서 "은행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않으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DGB금융지주 이사회와 대구은행 이사회 및 노조의 갈등의 폭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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