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CEO, 임기 내 고액 연봉을 챙기고 떠나는 구조 고착화" 비판

시중은행이 예대금리차로 이자장사를 해 이자이익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 CEO들의 고액 연봉이 따가운 눈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총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위기 전인 2007년 72%였지만, 지난해 87%(3분기 누적)로 크게 상승했다. 연간 기준 비이자이익은 2007년 12조1000억원에서 2017년 7조3000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이자이익은 31조2000억원에서 37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것으로 국내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높게 받아 이자장사를 했다는 얘기가 된다.

예대금리차로 발생하는 이자이익 등으로 구성되는 순이자마진(NIM) 역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NIM은 금융위기 이후 2010년 2.32%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5년 1.55%까지 내렸다가 2017년 1.63%, 지난해 3분기 1.65%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실은행 구조조정을 통해 30개였던 국내은행이 20개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혈세 90조원이 공적자금으로 은행 구조조정에 투입됐다.

안정적인 금융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국민의 혈세까지 투입해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이들 은행들은 국민을 상대로 예금이자는 적게 주고 대출이자는 많이 받은 셈이다.

이에 공적자금의 재원인 혈세를 부담한 국민들에게는 높은 예대금리차로 이자장사를 하고 시중은행 CEO들에게는 고액 연봉을 지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언론에 "당국은 규제로 억누르고, CEO는 그 칼날 아래서 몸을 낮춘 채 임기 내 고액 연봉을 챙기고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3억5000만원을 받았다. 임기를 채우면 회장으로만 9년, 하나은행장 시절까지 더하면 13년간 누적 급여는 수백억원대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2017년 연봉으로 21억2000만원을 받았다. 국민은행을 거느린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도 같은 해 17억8000만원을 연봉으로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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