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대표, 채권자협의회서 매각 입장 밝혀
320억원 '채무변제'…매각으로 이어져

‘화장품 로드숍 1호’ 스킨푸드가 지난해 10월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결국 매각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매각설을 접한 내부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결정에 당황한 분위기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조윤호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법원회생법원에서 열린 채권자협의회에서 스킨푸드와 자회사 아이피어리스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4년 연속 적자 기록에 경영난이 몰리면서 업계에서 위기설과 폐업설 등이 돌았지만 조 대표가 직접 매각 의사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자협의회에는 조윤호 대표와 스킨푸드 측 변호사, 스킨푸드 가맹 유통업주, 협력업체 대표 등 10명이 참석했다. 채권자협의회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의 채권자 대표 등이 채권자 간 이해관계를 조성하고 체무 변제를 논의하는 잔리다.

채권자 대표들에게 매각 입장을 전한 조 대표는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 매각을 허용해달라고 회생법원에도 요청했다. 스킨푸드가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해 회생법원 승인을 받아야 매각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회생법원은 조 대표에게 “M&A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하며 매각 추진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 대표의 매각 결정에 대해 직원들에게는 사전 통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킨푸드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각여부에 대해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알았다”며 “향후 어떻게 처리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실패로 이어진 경영난…법적 소송까지

한편 스킨푸드는 중견 화장품 회사 아이피어리스의 조중민 회장의 장남 조윤호 대표가 2004년 설립한 업체다. 안성공장을 보유한 아이피어리스는 스킨푸드의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자회사다. 스킨푸드(1269억원)와 아이피어리스(503억원)의 지난해 매출을 합하면 1772억원 규모다. 스킨푸드는 조윤호 대표가 지분 77.28%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피어리스는 스킨푸드 지분율이 93.11%다.

스킨푸드는 ‘처음부터 정직한 가격으로 365일 노세일 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2000년대 후반부터 2012년까지 연 매출 2000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화장품 브랜드숍 중 매출 순위 3위에도 올랐지만, 해외 시장 진출 전략에 실패하면서 경영난을 겪게 됐다.

이후 스킨푸드는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해외사업권 일부를 매각하며 단기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주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무변제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서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가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대표 등에게 진 채무가 32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맹점주들은 스킨푸드 본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가맹점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표가 법인 비용으로 개인 사업을 진행해 횡령혐의까지 추가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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