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2년간 74억원 로비활동에 사용, 5G 통신장비···글로벌 시장 점유율 높아질 전망

삼성사옥과 삼성기·태극기
삼성사옥과 삼성기·태극기

삼성전자가 미·중간 보호무역 마찰로 갈등으로 미국 5G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를 크게 따돌리고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치자금 추적·조사 전문 민간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삼성전자 미국법인과 로펌 등을 통해 총 312만달러의 로비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역대 최고 로비 지출액인 350만달러(약 39억원)보다 10.8% 줄어든 규모지만 역대 두번째다. 

미국은 우리 나라와는 달리 로비의 공개성과 투명성을 목적으로 '로비공개법' 등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어 3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로비스트가 활동할만큼 로비의 천국으로 통한다. 

삼성은 미국시장에서 전자업종 기업 및 협회 중 로비자금 액수로 상위 9위에 올랐고, 외국업체 중 삼성보다 더 많은 로비자금을 쓴 기업은 독일 지멘스 뿐이었다. 

미국내 삼성보다 로비자금 규모가 큰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718만달러)·퀄컴(600만달러)·오라클(547만달러)·애플(509만달러)·IBM(395만달러)·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384만달러)·소비자기술협회(CTA)(363만달러)·지멘스(315만달러) 등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2년간 삼성의 로비활동 규모가 662만 달러로 오마바 2기 행정부 4년간(2013~2016년) 규모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무역·통산 관련 이슈와 전자통신 이슈에 로비를 집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된 상황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5G 통신장비 시장의 장악력을 키우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 했을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11%)는 화웨이(28.9%)에 비하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이 적은 편이다. 

이에 지난 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기도 수원사업장의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5G시장에서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5G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며 "화웨이와 ZTE등이 무역장벽에 막혀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CDMA시절부터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해온 삼성전자의 기술력은 5G시대에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국 시장은 5G가 중국 정부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수준이라 현재 진행상황은 사업자격을 신청해 인가를 받은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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