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공식화 6개월여만에 무산, 철회 여부 불투명

매물로 나온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서 롯데가 최고가액을 제시했지만 일본 이온(AEON) 그룹이 "안팔겠다"며  매각 철회 입장을 밝혔다.
매물로 나온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서 롯데가 최고가액을 제시했지만 일본 이온(AEON) 그룹이 "안팔겠다"며 매각 철회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끌어온 한국미니스톱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한국미니스톱의 소유주인 일본 이온(AEON) 그룹이 최고가를 제시한 롯데그룹에게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편의점 업계의 판도는 당분간 CU·GS25의 2강 구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 5위인 미니스톱 인수전에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사모펀드 등이 뛰어들어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됐지만 한국미니스톱이 매각을 철회하고 자체 운영으로 방향을 전환한 배경과 매각 무산 이후 업계의 지각변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후지모토 아키히로 일본 미니스톱 사장 등 이온그룹 관계자들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회동을 갖고 미니스톱 ‘매각 철회’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이 최고액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영 상황이 급변해 이온 측이 미니스톱 가치를 더 높게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국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온 건 지난해 7월이다. 최대주주인 이온그룹이 노무라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유통시장에 알려지게 됐다. 매각에 착수할 당시, IB 업계에서는 한국 미니스톱 가치(지분 100% 기준)를 2017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83억원의 10배 수준인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매각 소식에 국내 편의점 업계는 들썩였다. 한국미니스톱의 점포수는 2533개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코리아세븐을 보유한 롯데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게 될시 업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CU와 GS25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게 됐다. 코리아세븐의 매장 수는 9548개, 여기에 미니스톱(2533개)의 점포 수를 더하면 단번에 매장 수가 1만2081개로 늘어나게 되면서 CU(1만3109개)와 GS25(1만3018개)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지난해 11월 중순 본입찰이 진행된 한국 미니스톱 딜에는 롯데그룹(세븐일레븐)과 신세계그룹(이마트24), 사모펀드인 그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3곳이 참여했다.

이 중 롯데가 최고가인 4000억원대 중반 금액을 입찰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셰계는 롯데에 못미치는 3000억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져, 인수전은 일찍부터 롯데의 승리를 예감케 했다.

하지만 이온그룹측은 최고가 입찰자인 롯데 대신에 신세계 측에 추가 가격 인상 등을 요구했다는 후문이 전해졌다. 이에 신세계는 “더 이상 가격 인상은 없다”고 통보하며 결국 딜이 초기화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온그룹이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완전 철회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망하는 분위기다. 편의점을 둘러싼 정부의 규제 등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을뿐더러 이온그룹이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매각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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