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후 신 회장의 지분율 희석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분 매각설까지
일각, 신 회장의 경영권 방어 어려울 것…교보생명 주인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교보생명 측 매각설 관련 "사실 무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 중인 교보생명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거의 모든 금융지주들과 협상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역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과 보유 지분 매각을 위해 접촉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 회장이 가지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은 33.8%로 올 하반기로 예정된 교보생명 기업공개(IPO)가 성공하더라도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해 경영권을 방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 회장의 지분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이에 교보생명 그룹의 오너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7일 한 매체가 업계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교보생명 FI와 신창재 회장은 FI와 신 회장 지분을 함께 묶어 3자에게 넘기는 이른바 '공동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 FI 관계자는 언론에 “신 회장 지분까지 모두 인수할 수 있는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라며 “거의 모든 금융지주와 만났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 역시 “한달 전에 FI들이 기업상장(IPO)을 포기하고 신 회장 지분을 포함해 공동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신 회장도 지분을 매각하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신 회장이 가진 교보생명 지분율은 33.8%(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36.91%)로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는 IPO가 성공해도 신 회장의 지분율 희석은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지분 매각설까지 나오며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은 4~5월께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6~7월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측은 매각설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풋옵션 협상은 교보생명 최대주주 개인과 재무적 투자자 간 협상으로, 각각 법률대리인들이 선임돼 전담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관계자가 최대주주 개인의 대리인 자격으로 금융지주와 접촉해 지분매각 협상을 벌인다는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되므로 현실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한편 교보생명의 FI는 코세어(9.79%), 어피니티(9.05%), 캐나다 온타리오 교원연금(7.62%), 한국수출입은행(5.85%), SC PE(5.33%), IMM PE(5.23%), 베어링PEA(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이다.

이들 FI는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가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01%를 1조2054억원에 사들이면서 2015년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하지만 약속한 3년이 이미 지났고 FI들이 투자한 지 6년이 지나면서 FI는 투자 원리금 상환 압박에 자금 회수를 위한 조처로 지난해 10월 신 회장에게 지분 24%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한 바 있다. 현재 FI는 타 금융지주와 지분 매각을 타진하는 동시에 교보생명 측과 권리 행사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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