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개특위·사개특위장 점거하며 "날치기 통과" 주장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좌)과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우)

바른미래당이 25일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오신환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내용의 사보임 신청서를 국회 의사과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입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태울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었던 오신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정안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당의 중론과 다른 입장을 보인 오 의원에 대해 사보임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승민 전 대표를 비롯해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대하는 의원 10명(정병국, 유승민, 이혜훈, 유의동, 오신환, 하태경, 이태규, 김중로, 지상욱, 정운천)은 전날 오 의원 사보임 반대에 대한 긴급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까지 제출하며 강하게 맞서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당내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반대하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전날에 이어 7층 의사과를 점거하고 있어 팩스를 보내는 방식으로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사무처로부터 사보임 신청서 접수를 보고받은 뒤 곧바로 사보임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선거제 개혁 등 입법안을 패스스트랙으로 지정하고 개정입법안을 25일까지 패스트트랙에 태우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인 오 의원이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의 분열을 막고 저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는 사개특위 위원 18명 중 11명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자유한국당 소속 8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 의원과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의 표는 캐스팅 보트가 됐다.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는 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8명과 민주평화당 소속 1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 의원이 공식적으로 지정안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은 사개특위 위원을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회 의사과 관계자는 "국회 의사과가 사보임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전날에 이어 25일 오전에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개특위가 열릴 수 있는 회의장 3곳을 점거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바른미래당이 사보임을 강행하는 데 대해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국회 수장과 의원이 버젓이 법을 어기면서 날치기 통과를 획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권 하수인을 자처하면서 국회의장의 존엄만 외쳐대고 있다"며 "저들은 자유를 삭제하고, 재산을 빼앗고, 비판을 봉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개헌 독재를 꿈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불로장생의 권력을 찾아 헤매다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라는 불로초를 찾고 있다"며 "공수처는 정권 말에 터져 나올 정권의 부패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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