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윌리엄 텔' 오는 10~12일 공연…오스트리아에 저항한 스위스 이야기 담아
'웅장한 합창·대규모 군중장면 이끌어, 국립합창단·그란데합창단' 함께 대작의 전율 선사

오는 10~12일 열릴 국립오페라단 '윌리엄 텔'의 시대적 배경은 윌리엄 텔의 전설이 탄생한 13~14세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1919년으로 설정된다.(사진-연합뉴스)
오는 10~12일 열릴 국립오페라단 '윌리엄 텔'의 시대적 배경은 윌리엄 텔의 전설이 탄생한 13~14세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1919년으로 설정된다.(사진-연합뉴스)

국립오페라단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로시니의 대작 '윌리엄 텔'을 내달 10~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한다.

오페라 '윌리엄 텔'은 괴테와 함께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쉴러의 마지막 희곡 '빌헬름 텔'을 바탕으로 한다. 13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스위스를 배경으로 독재자의 횡포와 만행에 굴복하지 않고 이에 맞서 싸우는 윌리엄 텔과 스위스 민중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0년 전 일제 치하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저항하던 3.1운동의 정신과 일제에 조직적으로 항거하기 위해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오페라 '윌리엄 텔'은 1829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긴 공연 시간과 배역의 기교적인 어려움 때문에 세계 무대에서도 자주 만나기 힘든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은 2019년 역사적인 해를 맞아 파리 초연 이후 190년 만에 한국 오페라 무대에서 '윌리엄 텔'을 공연한다.

국립오페라단 '윌리엄 텔'의 시대적 배경은 윌리엄 텔의 전설이 탄생한 13~14세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1919년으로 설정된다. 불가리아 출신 연출가 베라 네미로바는 "불가리아 역시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어 이번 공연의 취지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모든 민족은 자신들만의 윌리엄 텔이 있다"고 했다. 네미로바는 2012년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와 2017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발퀴레'를 연출해 최근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한편, 국립오페라단의 '윌리엄 텔' 공연에서는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마농'으로 호평을 받은 마에스트로 제바스티안 랑 레싱이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

인간적인 고뇌와 분노에 휩싸이면서도 강인함과 따뜻함을 표현하는 주인공 텔 역은 바리톤 김동원과 김종표가 맡고 테너가 낼 수 있는 가장 고음인 하이C음을 스물여덟 번 이상 소리 내야 하는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하는 아르놀드 역으로는 세계적인 테너 강요셉과 독일 브레멘 극장 전속가수로 활동 중인 테너 김효종이 무대에 선다.

아르놀드와 금지된 사랑에 빠지는 마틸드 역은 소프라노 세레나 파르노키아와 정주희가 맡아 열연한다. 윌리엄 텔의 아내 헤트비히 역은 메조 소프라노 백재은이 맡고 윌리엄 텔의 아들 제미 역은 소프라노 라우라 타툴레스쿠와 구은경이 맡는다. 그 외에도 김요한, 김철준, 전태현, 김성진, 안대현, 손지훈 등 한국 오페라 무대를 이끌고 있는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웅장한 합창, 대규모의 군중장면이 작품의 전반을 이끌어가는 이번 공연에는 국립합창단과 그란데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올라 대작의 전율을 선사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