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개발·생산·판매 과정인 비즈니스 사회 성과는 -1조1884억 원 평가
이번 공개 계기 '더블보텀라인(DBL) 경영'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 본격 가동

21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1176억 원을 벌었지만, 사회적 가치(SV)로는 1조1610억 원으로 나타났다.(사진-SK이노베이션)
21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1176억원을 벌었지만, 사회적 가치(SV)로는 1조1610억원을 창출했다고 자체 평가했다.(사진-SK이노베이션)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3개 사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가 12조여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측정해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21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가치로는 2조3000억원, 사회공헌활동으로 만든 가치로는 494억원으로 창출한것으로 밝혔다.

반면 비즈니스 사회 성과에서는 -1조1884억원이라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 소속 공장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한 경제·사회적 피해를 추정한 비용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지 않은 지표를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은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 위원장은 "1조원 넘는 가치 손실은 발표하지 말고 그냥 작년 대비 얼마나 발전했다고 발표하자고 주장한 회사도 많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 회장은 '첫 출발이니까 현재 상태를 잘했다고 내세우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고민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외에도 SK텔레콤(1조6520억 원), SK하이닉스(9조5197억 원) 등 3곳의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도 공개됐다.

이 위원장은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SK그룹)
(사진-SK그룹)

각 사가 측정한 사회적 가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을 기준으로 둔다. 세부적으로 경제간접 기여성과의 측정 항목은 고용, 배당, 납세 등이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문을 측정한다. 사회공헌 사회성과의 측정 항목은 기업의 사회적책임 프로그램,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 등이다.

이번 공개를 계기로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의 토대가 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이 본격 가동된다. 재무제표를 공개하듯이 사회적 가치도 화폐 단위로 환산한 후 각사별로 방식과 시점을 정해 공표된다.

이는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측정 중요성을 줄곧 강조한 덕분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독려했다.

그동안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 등 일부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공표했지만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SK는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 체계를 개발해 왔다. 사회적 가치를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 공개하는 방안도 회계학자들과 공동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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