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생산업체 3곳, 대외무역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
2014년부터 최근까지 325억원 규모…회수도 불가해 '안전사고' 우려

300억원대의 중국산 자동차 부품을 수입한 후 국산으로 속여 국내에 유통하거나 해외에 수출한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적발됐다. 특히 원산지 위조 자동차 부품들은 모두 운전자와의 안전과 직결돼 대규모로 유통되고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산지 허위표시 자동차부품 현가장치과 원산지 허위표시에 사용된 도구 사진(사진-관세청 제공)
원산지 허위표시 자동차부품 현가장치과 원산지 허위표시에 사용된 도구 사진(사진-관세청 제공)

관세청 대구본부세관은 13일 중국산 자동차 부품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유통한 자동차부품생산업체 3개사를 대외무역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들은 2014년 7월부터 최근까지 325억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산 자동차 부품 626만점을 수입한 뒤 원산지를 국산으로 위조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청은 이들 업체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들은 자신이 생산·납품해야 할 부품을 원산지 표시 없이 중국으로부터 들여와 'MADE IN KOREA' 표시를 각인하는 꼼수를 사용했다. 국산으로 둔갑한 부품들은 서울 장안동 등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에 판매되거나 중동과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에 수출됐다.

유통 규모도 컸다. 관세청의 조사결과, 625만점 가운데 유통되지 않은 부품은 9만여점에 불과했다. 또 국내에서 판매된 부품만도 427만여점에 달했다. 

대구세관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된 것도 다시 수출된 경우가 있다"며 "해외 바이어들이 중국산보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한국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업체들은 이들 부품을 국산 정품보다 약 30~50% 정도 낮은 가격으로 판매했다. 

우려가 되는 점은 안전이다. 원산지를 위조한 자동차 부품이 탑승자와 직결되는 조향장치(바퀴 방향을 조정)나 현가장치(바퀴와 차체를 연결해 노면 충격 흡수)다.

특히 국내외에 판매된 원산지 위조 제품은 어느 차량에 탑재됐는지 확인이 안 돼 회수도 불가능한 상태다. 같은 부품을 국내에서 제조해 납품하는 업체의 연구소가 품질 테스트를 벌인 결과, 일부 부품은 국내 완성차 업체 납품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데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불신을 갖게 해 국가신인도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편 관세청은 외국산 자동차 부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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