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의 동학농민혁명기념관서 이달 24일부터 11월 17일까지

“번거로운 인사말은 접어두고 동생 광팔 보시게. 나라가 환난에 처하면 백성도 근심해야 한다네. 내가 집을 나와 수년을 떠돌아다니며 집안일을 돌보지 않았으니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이네. 광팔이 자네가 형 대신 집안을 돌보고 있으니 다행이라 하겠네. 우리가 왜군과 함께 오랫동안 싸운 것은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는 의(義) 때문이네.” (동학농민군 유광화 편지 번역문)

동학농민군 유광화의 편지(자료-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1894년 동학농민군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가 최초로 공개된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기획특별전 '우리 곁의 동학 농민군 이야기'를 오는 24일부터 11월 17일까지 전북 정읍의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기록은 동학 농민군 유광화가 고향에 있는 동생에게 보낸 한문 편지, 전남 나주지역에서 동학 농민군으로 활약한 한달문이 압송된 뒤 어머니에게 보낸 한글 편지 등이다.

이번 전시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기록물과 증언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재구성해 꾸며진다. 유족들이 기증한 농민군의 창, 궤와 중요 자료인 갑오척사록 등도 전시될 예정이다.

이형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이름도 없이 스러져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을 기억하고, 그 사건이 한 가족에게 어떤 생채기를 남겼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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