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가 故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 사건을 경찰이 은폐하기 위해 발언했던 '탁 치니 억하고'라는 말을 상품 광고에 이용해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무신사는 역사적 아픔이 있는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무신사가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양말 광고를 올리면서다. 광고에는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는 1987년 박종철 열사가 경찰에서 고문을 받다 사망하자 경찰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거짓말한 발언을 광고에 사용한 것이다.

해당 광고가 올라오자 네티즌들로부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부적절한 문구", "이런 식의 광고는 매우 불쾌하다"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이에 무신사 측은 광고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무신사는 "콘텐츠 검수 과정에서 거르지 못한 점, 무엇보다 해당 사건이 갖는 엄중한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검수 과정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순 사과에 그치지 않고 확실한 재발 방지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위한 후속 조치를 하겠다"며 2차 사과문도 올렸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교육을 실시하고 사단법인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에 후원금을 전달해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마음을 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신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무신사 불매운동을 거론하고 있어,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