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지난 2014년 11월 26일 오전 울산 본사 정문 앞에서 출근길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사무 관리직 1500명을 상대로 대대적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의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또한 권 사장은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사업본부에 통합하는 결정을 경영진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최길선 총괄회장의 의견은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기록적 적자를 쌓은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선임한 뒤 9월 중순 현대중공업에서 경영관리, 영업 등을 두루 경험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새로운 사장으로 임명했다.

전형적인 관리형인 권오갑 사장은 부임 이후 임원 30% 감축,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영업본부 통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에 이어 최근에는 성과위주의 연봉제를 전격 도입하는 등 고강도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인력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쉴 새 없이 주도해온 권 사장의 이러한 행보에는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신임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1960년대생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희망퇴직 목표 인원은 전체 직원 2만8000명의 5%를 웃도는 1500명으로, 현재 약 10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력 감축은 지난해 11월 성과 위주의 연봉제 도입을 발표한 지 두 달여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앞서서도 지난해 10월 전체 임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뒤 조선 3사 임원 262명 가운데 31%인 81명을 줄인 바 있다.

또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른 사업과 해외법인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개혁 차원에서 플랜트사업본부와 해양사업본부를 합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통합으로 기자재와 모듈 대량구매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력을 해양분야의 설계 및 영업력 강화에 활용해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수행중인 공사의 경우 설계, 프로젝트관리(PM) 등 해양사업에 경험이 있는 인력을 집중 투입, 적자를 최소화시켜 마무리할 계획이다.

통합 해양플랜트사업본부는 박종봉(해양), 임영길(플랜트)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2002년 견적, 설계, 설치 등을 동시에 수행하는 EPC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외형은 성장했으나 핵심기자재, 엔지니어링, 인력 등 주요 부분을 외부에 의존한 채 현장설치와 시공, 시운전만 담당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임단협 마무리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두 사업본부의 통합 등 구조 개혁 작업을 먼저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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