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8000만원 아래로는 팔지 마세요" 대전 아파트 '가격 담합' 기승
"4억8000만원 아래로는 팔지 마세요" 대전 아파트 '가격 담합' 기승
  • 홍화영 기자
  • 승인 2019.09.0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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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 가격 하한선, 실거래 가격보다 최대 2억원 이상 높아
입주자 대표, "주변 인프라 등 고려할 때 이 정도 가격은 받아야 해"
3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단지 내 곳곳에 '아파트 가격 저평가에 대한 입주민 협조'라는 제목의 공고문을 게시했다. (사진-연합뉴스)
3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단지 내 곳곳에 '아파트 가격 저평가에 대한 입주민 협조'라는 제목의 공고문을 게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실거래 가격보다 2억원 이상 높게 아파트 매매 가격 하한선을 정해 공고문을 게시했다. 공고문에는 '매매가격 4억8000만원 이하 자제'라는 문구가 적혀있어 '아파트 가격 담합' 의혹을 사고 있다.  

3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단지 내 곳곳에 '아파트 가격 저평가에 대한 입주민 협조'라는 제목의 공고문을 게시했다.

단지 내 곳곳에 '아파트 가격 저평가에 대한 입주민 협조'라는 제목의 공고문을 게시했다.

해당 공고문에는 "둔산지역 최고가를 자랑하던 아파트가 최근 주변 아파트보다 저평가됐다"며 32평형의 경우 4억8000만원, 23평형은 3억4000만원 등 아파트 매매 가격 하한선을 정한 뒤 "그 밑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고문에 적힌 이 아파트 가격 하한선은 실거래가보다 최대 2억원 이상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이 아파트 32평형은 2억2800만∼3억3500만원, 23평형은 1억7200만∼2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아파트 가격 담합은 부동산 시장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입주민만 가입한 인터넷 카페나 단체 대화방 혹은 간헐적으로 단지 내 엘레베이터 등의 공고문 등을 통해 논의되기도 한다. 좀 더 악의적으로는 낮은 가격의 매물이 아예 거래되지 못하도록 허위매물로까지 신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앞서 아파트 담합 행위는 형법 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기승을 부리자 지난해 경찰이 지능범죄수사대 등을 투입해 조사한 바 있다.

이러한 주민들의 담합행위로 인위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올리면 그 피해는 구매자가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초 집주인의 가격 담합을 법으로 금지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집값 담합 등 '거래 질서 교란행위 금지' 관련 규정의 시행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아직 본격 시행까지는 시간이 남은 상태다.

이에 대해 해당 아파트 한 입주자대표는 "우리 아파트 가격이 인근에서 가장 높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주변 아파트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며 "주변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이 정도 가격은 받아야 한다는 주민 공감대를 거쳐 공고문을 게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격 정보가 비교적 투명해진 요즘엔 담합 행위가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입주민들의 이런 행위가 단기적으로는 시장 가격을 왜곡할 여지가 크다"며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아파트 가격이 왜곡돼 상승하면 집 없는 서민이나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게 더욱더 어렵게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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