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법무부 장관 지명 때부터 모든 이슈를 삼켜 버렸던 조국 사태가 일단락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14일 오후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사퇴 입장문을 내고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난 8월 9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66일 만이다. 지난달 9일 장관직에 공식 임명된 지는 불과 35일 만이다.

조 장관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돌아서고 있는 민심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 지지율 하락이라는 가시적 수치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 장관이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이번 사퇴를 결정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이날 발표된 최근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5.3%로, 한국당은 34.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야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9%포인트로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최소치였다.

또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직후 혹은 법원의 영장 발부가 이뤄진 직후에 조 장관이 사퇴한다면,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에 굴복해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이미지를 줄 것을 조 장관이 우려해 이른 사퇴 결정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정 교수를 다섯번째로 비공개 출석 시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사 내용을 검토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이번 주중에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입장문에서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인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조 장관은 현재 가족의 검찰 수사와 관련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고 했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날 조 장관은 검찰 특수부 축소를 주요 골자로 하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은 15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을 거칠 예정이다.

그는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올랐다"며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주시리라 믿는다"면서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또 "(이는)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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