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3년간 82억원 지원받은 연구, '부실 논란'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를 개발하던 중 세포의 특성 분석이 필요 없다는 식으로 연구계획을 변경하면서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파악할 기회를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부로부터 82억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만큼, 부실 연구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인보사 과제에 대한 현장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와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 주사액이다. 2017년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지만,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인 사실이 드러나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는 2015년 10월 정부의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2018년까지 약 3년간 총 82억 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의 엄청난 지원금을 받은 것과는 달리 연구는 부실하게 진행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보사 초기 개발계획서에 따르면 '유전자 변형 연골세포의 특성 성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코오롱생명과학에서 2액인 형질전환세포의 경우 추가적인 특성 성분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연골세포의 특성 분석'으로 연구내용을 변경했다. 형질전환세포가 아닌 연골세포의 특성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연구계획을 틀면서 성분변경 문제를 미리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변경 전 연구계획서에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로서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변형 연골세포와 공여자 연골세포 간의 특성 분석을 통한 세포 검증을 목표로 함"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또한 인보사 개발의 최종 목표는 연골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시스템 개발이지만 배양된 세포의 특성 분석은 물론 기능·특성·유효성 평가 등도 명확하게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개발 시작부터 결과물 보고, 발표에 이르는 전체 과정과 성과를 기록하는 '연구노트'도 부실하게 작성됐다. 연구노트가 실험 방법, 실험재료, 구체적 결과 등이 부실하게 기술됐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2016년 7월 1차연도 중간평가를 시행했지만 요식적인 평가에 그쳤다"면서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사용되는 국가연구개발과제에 대한 평가체계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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