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불거지자, 해당 직원 해고처리…사건 무마 의혹도
지방은행사, 성범죄 예방 직원교육 시급

BNK경남은행 직원이 고액대출을 빌미로 고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경남은행은 해당 사건이 커지는 것을 막고자 피해자에게 추가의 고액대출을 제안하기까지 하며 무마시키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문제는 더욱 커지는 모양세다.

지방은행에서 잇따라 성추행 등 성범죄가 발생하면서 직장 내 성범죄 예방을 위한 더욱 실질적인 대안과 교육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HNK 경남은행 대출상담 직원이 고객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다.(사진-경남은행 홈페이지 캡처)
HNK 경남은행 대출상담 직원이 고객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다.(사진-경남은행 홈페이지 캡처)

은행직원, 대출고객 사적 자리에서 성추행

1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울산 인근에서 자동차협력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경남은행 대출 담당자 B씨와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이에 A씨는 현재 B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A씨는 대출 상담을 위해 올해 8월 28일 저녁 울산의 한 음식점에서 B씨를 만나 식사를 하게됐다. 식사 이후에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B씨는 A씨의 신체를 일부 만지고 키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성추행은 3시간 가량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초 저녁 자리에서 8억원 대출상담을 했고 B씨가 5억원 밖에 대출이 안되지만 대출금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 노래방에 가게 됐다"며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고 하면서 20억원까지 대출해주겠다며 추행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A씨는 "사업하는 입장에서 대출이 무산될까 봐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노래방에서 나와 곧바로 헤어졌으며, B씨는 A씨에게 '오빠가 좀 잘못했지?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충격을 받아 극단적인 시도를 해 열흘가량 입원하기까지 했다. 결국 남편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고, 남편은 B씨를 찾아가 성추행 사실을 물으며 B씨는 범행 사실을 인정하는 메모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이 은행 내부에도 알려지자 B씨는 지난달 말 해고된 상태다. 해고절차에 대한 자세한 내용에 대해 취재를 진행하고자, 본지는 경남은행 측에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B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조사 결과에 따르면, B씨는 합의로 자연스러운 신체접촉이 있었을 뿐 대출을 미끼로 한 강제추행은 없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 남편에게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것은 A씨의 남편의 폭행과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A씨 남편은 경남은행 측의 사건 무마 시도 의혹도 제기했다. A씨 남편은 "사건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을 조건으로 은행 측이 대출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며 "심사 서류까지 보냈지만 결국 차일피일 미루다가 대출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 측은 "직원이 고객과 외부에서 사적인 만남을 갖고 성관련 문제를 일으켜 징계했다"며 "사건 이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A씨 대출 심사를 한 적은 있으나 사건 무마를 전제로 대출을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현재 목격자나 폐쇄회로 CCTV 등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증거가 많지 않아, 거짓말탐지기를 통해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편 경남은행은 지난 2017년 성추행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몰카와 도청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몰카와 도청 등 물리적인 수단보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교육이 실질적으로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경남은행은 성추행 예방을 위해 몰카·도청 점검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사진-경남은행)
지난 2017년 경남은행은 성추행 예방을 위해 몰카·도청 점검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사진-경남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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