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드라마 작가, 유명 BJ도 대거 포함
신규공개자 체납액 총 5조4073억…전년대비 1633억원↑

#골프장 대표 A씨는 개별소비세 등을 내지 않고 수익을 감추기 위해 매출액을 현금결제로 유도해왔다. 국세청은 골프장 이용객이 많은 토요일·일요일에 예약실(프론트)과 현장사무실을 수색해 사무실 금고에 보관된 현금과 사업용 계좌 1억원을 압류 조치했다. A씨는 국세청 수색 직후 결국 체납액 55억원을 자진 납부해 총 56억원을 전액 징수했다.

#사업가 B씨는 종합소득세 등 수억원을 내지 않기 위해 부동산을 모두 처분하고 재산을 은닉했다. 국세청은 B씨가 분재 수집가라는 정보를 입수해 고가의 분재를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끈질긴 탐문 끝에 B씨의 실거주지와 분재를 숨긴 장소인 비닐하우스 4동을 확인하고 수색했다. 국세청은 발뱀하는 체납자를 압박해 소유 사실을 확인하고 수억원 상당의 분재 377점을 압류했다.

#C씨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본인명의의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수십억원의 공장건물 양도대금 10억원을 현금 인출 후 위장 전입했다. 추적 결과 체납자의 주민등록 주소지가 최근 3년간 빈집상태임을 확인 후 주소지 위장 전입 사실을 밝혀냈다. 국세청이 수 차례 잠복한 결과 체납자가 외제차를 타고 주차장에 들어가는 현장을 포착했다. C씨는 체납액을 납부할 돈이 없 주장했으나 거주지를 수색해 여행용 가방 속에 든 5억 5000만원의 현금을 징수했다.

국세청에서 공개한 체납 수색 당시 사진(사진-국세청 제공)
국세청에서 공개한 체납 수색 당시 사진(사진-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4일 국세청 누리집과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2019년 고액상습체납자 683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체납자의 총 체납액은 5조4073억원으로 개인최고액은 1632억원, 법인 최고액은 450억원에 달한다. 명단 중에는 기업인과 드라마작가, 유명 BJ도 포함 돼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는 황제노역 논란을 샀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종합부동산세 등 56억원)과 드라마 '주몽', '올인' 등을 집필한 최완규 작가(양도소득세 등 13억9400만원), 아프리카 TV 유명 BJ로 시작해 국산 신발 브랜드 '스베누'를 창업한 황효진 전 대표(부가가치세 등 4억7600여만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명단 공개 대상자는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로 지난해에 비해 공개 인원은 320명 감소했으나 체납액 규모는 1633억원이 증가했다.

국세청은 각 지방국세청에 체납자 재산추적과를 설치해 재산을 은닉하고 체납처분을 회피하는 악의적 고액 체납자에 대해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민사소송과 형사고발을 통해 약1조7000억원을 징수했다.

국세청은 "공정세정을 확립하기 위헤 납세의무를 고의적으로 면탈하고 조세정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악의적인 체납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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