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용, 최세창 등 쿠데타 주역들과 고급 식당 오찬
전씨 측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 반박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사태' 40주년인 12일 강남의 한 고급 식당에서 기념 오찬을 가진 영상을 공개했다(사진-정의당)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사태' 40주년인 12일 강남의 한 고급 식당에서 기념 오찬을 가진 영상을 공개했다(사진-정의당)

알츠하이머 진단을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전두환 대통령이 최근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이 포착된데 이어 12·12사태 40주년인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기념 오찬을 가진 것으로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씨의 골프장 모습을 촬영해 언론에 공개한 바 있는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오늘 전두환은 정호용, 최세창 등 40년 전 군사 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강남 압구정에 위치한 고급 식당에서 기념 오찬을 즐겼다"며 "한 사람당 20만원 상당의 고급 코스 요리를 즐기고 와인잔을 부딪치며 40년 전 오늘을 축하하는 모습을 제가 직접 옆에서 지켜보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 반란죄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과 사형을 선고 받은 전두환 본인과 당시 쿠데타를 함께 공모했던 최세창, 정호용 등이 자숙하고 근신하고 반성해도 모자란데 12·12 당일인 오늘 기념 오찬을 즐기는 충격적이고 분노를 금할 수 없는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촬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와 정치권이 전두환에 대한 용납과 용인을 즉각 중단하고, 전두환이 광주 학살의 책임과 5공 독재에 대한 반성을 단 한 마디도 내놓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단죄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즉각 전두환에 대한 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부대표는 "아시다시피 전두환은 추징금 1020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고 이에 더해 세금 31억원과 서대문구에 내야 할 지방세 약 10억원까지 납부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골프장에서 황제 골프를 즐기고 고급 식당에서 코스 요리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적으로 용서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즉각 전두환을 구속하고 고액상습 세금체납자에 대해 최대 30일 동안 유치장에 갇힐 수 있는 감치 명령을 내려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전 씨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전 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임 부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전 씨 측은 "12일 오찬 모임은 1979년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으로,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 사정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라며 "식사비용도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임 부대표가 전 씨의 외부활동 영상을 공개한 건 지난달 7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영상에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법정에 불출석한 전 씨가 지난달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멀쩡하게 지인들과 라운딩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며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알츠하이머 논란이 확산하자 전 씨 측은 "오는 16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자(死者)명예훼손 사건 공판에 출석하지 않는다"며 "법정에 와 앉아 있을 수는 있지만 정신 건강 상태상 의미 있는 진술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 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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