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 양해각서 체결…연내 SPA체결
"제주·이스타 공동 경영체제로 LCC 선두 지위 확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신 애경 그룹이 이스타항공을 품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내 LCC간 첫 인수합병(M&A)이다.

 제주항공은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액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해각서에 따라 제주항공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 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이는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던 이스타항공 주식 전량 39.64%와 기타 주식을 합친 물량이다. 매각대금은 695억원이며, 제주항공은 이행보증금 115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애경 그룹은 26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주식매매계약 체결 예정일은 12월 31일이다.

계약이 최종 성사될 경우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하게 된다. 하지만 200만주의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약 20%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스타항공의 2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이번 인수는 제주항공이 먼저 이스타항공에 매각을 제안하면서 추진됐다고 전해졌다. 이스타항공 또한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해 현재 양측 협상이 진행중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산업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갖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국내 항공업계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시장 주도권 강화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던 애경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LCC 업계 입지를 다지겠다는 입장이다. 인수 이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뿐 만 아니라, 안전운항체계 확립과 고객만족도 개선이라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영난 허덕이는 이스타항공, M&A로 돌파구 찾을까

이스타항공은 실적부진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2016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해외여행 증가세를 타고 흑자로 돌아서나 했으나 올해 일본 불매운동, LCC 경쟁 심화, 보잉737 기종 운항 중단등의 악재에 부딪히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 영업이익은 최근 1년새 157억원에서 53억원으로 급감했다. 순이익 또한 322억원에서 39억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도 486%에 달한다.

때문에 비상경영체제 돌입 이후 꾸준히 이스타항공 매각설이 제기돼 왔으나 이스타항공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만 반복해 왔다.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국내외 항공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양사가 뜻을 같이하게 됐다"며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2대 주주로서 최대주주인 제주항공과 공동경영체제로 항공산업 발전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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