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그랜드 호텔, 지난해 12월 31일자로 폐업
직원 노조, 강력 반발 "일방적 폐업 수용 안돼"

1996년 문을 연 5성급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이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호텔은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하며 그동안 부산의 자랑이라 꼽혀왔지만, 최근 숙박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경영난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 그랜드호텔(사진-공식 홈페이지)
해운대 그랜드호텔(사진-공식 홈페이지)

부산 그랜드호텔은 이미 12월 30일 입실한 고객을 마지막으로 추가 고객을 받지 않고 해운대구청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했다. 폐업 신고는 별다른 요건 없이 신청 후 해당 구가 수리를 하면 바로 폐업이 진행된다. 

부산 그랜드호텔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경쟁 업체가 늘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자금 유치 등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적자 등 문제로 불가피하게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호텔 직원 노조 측은 호텔 폐업에 대해 강력 반발에 나섰다. 김옥경 해운대그랜드호텔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사용자 측의 일방 폐업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폐업 시 근로자의 동의를 얻도록 한 단체협약 규정을 어긴 것이어서 노조는 사무실을 점유한 상태에서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용자 측이 만약 호텔 문을 폐쇄하고, 단전 단수 등의 조치를 한다면 기자회견을 열고 감금 등의 혐의로 사용자 측을 고소하겠다"면서 "폐업 신고가 수리될 경우 변호인을 통해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운대 그랜드호텔은 1996년 5월30일 문을 열고 23년간 운영해왔다. 2005년 APEC 공식호텔로 지정된 것을 비롯해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 본부호텔, 스타하우스 지정 등 그동안 부산을 대표하는 국제행사 본부호텔 역할을 해왔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