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비자 위해 많은 것 해주지 못할 때 가장 속상하죠"
[인터뷰] "소비자 위해 많은 것 해주지 못할 때 가장 속상하죠"
  • 박은정 기자
  • 승인 2020.01.2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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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임은경 사무총장 인터뷰
소비자 권리 보장 위한 물가조사·피해자 구제 등 활동 전개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2015년 홈플러스 개인사건 유출', '2017년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 사태', '2018년 라돈침대' 등. 해당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소비자들의 권리가 무너진 것, 그리고 소비자들의 권익 보장을 위해 사태해결 중심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로 창립 44주년을 맞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연초부터 잇따른 식품·유통업계의 가격인상에 소비자들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을 지 발빠르게 주의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보호를 우선시하며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일요경제는 임은경 사무총장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요경제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임은경 사무총장과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한 소협의 다양한 활동을 들어봤다.(사진-일요경제)
일요경제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임은경 사무총장(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한 소협의 다양한 활동을 들어봤다.(사진-일요경제)

소협 '소비자 피해구제' 위한 소송 '적극'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협)은 1976년 4개의 발기단체를 시작으로 현재 11개 회원 단체와 전국 921개(지부 296개, 지회 625개) 지역단체들과 함께 소비자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소협 활동 초기, 1970년대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터라 소협은 물가조사, 품질 부적합 여부 확인 등 내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에 집중했다. 

올해로 창립 44년이 된 소협은 물가조사 및 감시활동뿐 아니라 소비자상담과 피해구제, 기획연구팀 등 세 개으로 크게 이루어져 운영되고 있다. 특히 소협은 소비자들이 부당거래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피해보상을 위한 소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상조 소송'이 꼽힌다. 2013년 소협의 자율분쟁조정위원회는 영세 상조업체들의 인수합병에 따른 휴·폐업으로 환급금을 지급 받지 못하고 있는 상조 소비자들을 위한 소송지원을 맡았다. 그 결과 2013년 9월부터 순차적으로 소장을 제기해 상조소송을 피고로 하는 13건의 환급금 지급청구 소송에서 모두 승소하는 쾌거를 이뤘다. 소송을 통한 구제액은 3억6172만원에 이른다.

임은경 사무총장은 "하나의 소송을 진행하게 되면 최소 5년이 걸린다"며 "'상조 소송'은 3~4년에 걸쳐 구제액을 받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보통 소송에서 승소하면 감사하다는 얘기는 듣지만 소협으로 직접 감사편지가 오기도 해 오랫동안 잊지 못하는 소송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2016년 참여연대와 경실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13개 시민·소비자 단체가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매매 혐의 재판에서 공개한 붙임자료. (사진-참여연대)
2016년 참여연대와 경실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13개 시민·소비자 단체가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매매 혐의 재판에서 공개한 붙임자료. (사진-참여연대)

"판사님은 이 글씨가 보이십니까"

이 문구는 소협을 포함한 소비자단체가 2016년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매매 혐의 재판에서 공개한 붙임자료로, 해당 사건은 대한민국에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홈플러스가 2007년부터 보험회사에 판매를 위한 목적으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에 대해, 소비자단체가 들고 일어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을 받을 정도로 긴 시간이 소요됐지만 임 사무총장은 당시를 되돌아보며 사회에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임 사무총장은 "배상금은 1인당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제시했다"며 "개인정보 유출을 막진 못하지만 소송을 통해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소비자 권익' 우선시하는 소협…2020년 계획은?

소비자들을 위해 그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지만 아쉬움도 있기 마련이다. 임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지원해주지 못할 때가 가장 속상하다"고 고백했다. 소협은 지난 2018년 원력안전위원회의 라돈침대 발표 당시, 회수절차나 대응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임 사무총장은 "소비자가 리콜을 받게 될 때 기업들은 메트릭스만 가져가, 소비자들은 메트릭스가 배송될 때까지 침대 틀만 가지고 있은 채 지내야 했다"며 "기업에서 메트릭스를 교체해주더라도 소비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안이 없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가 소비자들의 권리를 방임할 때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임 사무총장은 "불매운동은 소비자운동의 꽃이다. 기업들에게 경고를 날릴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물품이 있어도 계속 구매를 하고 문제를 자각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모습에 속상하다"고 말했다. 

소협은 2020년을 맞아 소비자3법(집단소송제·징벌적대상·소비자권익증진기금)과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경쟁 속 소비자 강화, 지속가능한 소비 등 안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소비자3법의 경우, 소협은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운동가 대회와 캠페인 등을 전개해 왔다. 오는 4월 총선이 진행돼 21대 총선에서 소비자3법이 기본법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지

임 사무총장은 "기업들은 자신들이 잘못했을 때 망할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죽이는 제품을 만들고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비자들의 권익이 보장될 수 있는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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