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등 비대면업무 확산…의사 갑질 걱정 줄어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A제약사 병원영업본부 팀장 B씨는 오늘 호흡기내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심포지엄과 디테일(제약영업사원의 의사 대상 약 설명행위) 일정이 꽉 차있다. 이번 주 부터 시작된 재택근무로 인해 모든 것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B씨에 따르면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SNS 및 온라인 네트워크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대면업무가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B씨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이하 CV)로 인해 영업사원의 출입을 금지하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같은 비대면 심포지엄과 영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약사 영업 분야의 주축인 MR(제약 영업사원)들이 CV로 인한 재택근무를 반기는 눈치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위한 일환으로 병원들이 제약사 MR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비대면업무가 늘어나고 있는데 따라 의사들로 인한 갑질 걱정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법인을 둔 화이자,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전사적 또는 선택적 재택 근무 실시에 들어갔다.

대다수 기업들이 영업직은 전사적인 재택 근무를 실시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CV가 확산일로인 만큼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선 삼일제약이 CV의 선제적 예방차원에서 지난 5일 영업사원들의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기간은 CV의 확산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내근직은 그대로 출근하는 형태다.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직업 특성 상 CV가 다른 직군보다 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MR이 의사들의 갑질에 시달려 온 것은 업계에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신의 처방에 따라 MR의 실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갑(甲)의 지위를 이용해 리베이트(뇌물)는 물론 MR을 개인적으로 불러 운전기사 등의 잡일을 비롯, 여성 MR을 대상으로한 성희롱 등의 피해사례가 잇따라 왔다.

특히 제약업계에선 수 년전부터 의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정보 접근성을 넓히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등의 비대면 영업 시스템을 구축해 왔기 때문에 CV로 인한 재택근무를 오히려 반기는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V로 인한 재택근무가 언제 종료될 지는 모르겠지만 온라인 심포지엄과 디테일 등의 비대면 업무로 인해 의사들의 갑질로 인한 걱정이 줄어들었다"며 "영업조직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제약사들도 비대면 업무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비대면 업무가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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