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새노조, 황 회장 배임·뇌물 혐의 등 검찰 고발
"당시 비서실장 역임 구 사장, 사건 은폐 가능성 有"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비리 의혹이 난무한 '황창규 리스크'로 구현모 KT 사장이 함께 지탄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이 불법정치자금 사건 등에 공동으로 연류돼 있어 구현모 사장이 이를 은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KT새노조는 황 회장을 검찰 고발하고 또다른 CEO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KT새노조가 황창규 회장을 배임 및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사진-연합뉴스)
KT새노조가 황창규 회장(사진)을 배임 및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사진-연합뉴스)

KT새노조는 지난달 26일 황창규 KT 회장을 배임 및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전직 정치인 등 14명의 경영고문을 채용해 20억여원의 고문료를 지급했고 이들을 고용하는 결정권을 황 회장이 가지도록 운영지침에 명시해 경영고문을 각종 로비에 이용하고 회장 자신의 자리보전에 활용했다"며 "황 회장을 업무상 배임죄와 횡령죄, 뇌물죄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황 회장은 국정농단 세력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측근을 채용했다"며 "그 측근을 광고 담당으로 승진시켜 68억원 상당의 광고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소유의 자격미달 업체에 발주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앞서 황 회장은 채용비리와 비정상적 광고 집행이 국정농단 세력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월 6일 대법원은 "강요죄의 구성요건인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에 KT새노조는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는 황 회장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법적 판단이 내려졌다"며 "황 회장이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불합리한 지시에 따른 게 아닌 자신의 연임 등을 목적으로 정치적 줄 대기를 위해 부역한 것이 사실이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KT새노조는 사건 당시 KT 비서실장이자 차기 CEO 내정자인 구현모 사장이 해당 사건을 은폐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구 사장은 이번달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회장 선임이 결정된다.

그러나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이 구현모 사장을 차기 후보로 선정한 배경에 의구심을 표했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연류된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구 사장은 황 회장과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국회의원 90명에게 4억3000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KT새노조는 "구현모 사장이 3월 정기주총에서 차기 CEO로 선임된 후에 검찰이 기소를 하게 되면 KT 경영은 또 다른 CEO 리스크로 큰 혼란을 겪게 된다"며 "검찰은 즉각 경영진을 수사해 법적 처벌을 받도록 해서 KT 리스크와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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