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5400억 자금 조달…목적은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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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지현 기자] 지난 한 달간 유상증자 규모가 가장 큰 금융사로 한화자산운용이 꼽혔다. 금융사의 주된 유상증자 목적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IB(초대형 투자은행)로 도약이었다.

17일 본지가 금감원에 공시한 금융그룹들의 지난 한달간(2020년 2월 4일~3월 5일) 유상증자 분석결과, 한화자산운용(5100억), 하나금융투자(5000억), 기업은행(2600억) 순의 규모를 나타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과 오케이 캐피탈은 각각 1200억, 1000억 가량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5일 기업은행은 제3자 배정증자 방식을 통해 정부를 상대로 2천6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의 목적은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지원책이다. '혁신성장 및 소상공인 특별지원 프로그램과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 환경·안전설비 투자펀드' 운영에 따른 자본 확충 취지다.

한화자산운용은 2월 28일 주주배정증자 방식을 통해 약 5천100억원 증자로 자기자본금을 7098억원으로 늘렸다. 5천 100억원 중 3천 억원 가량은 해외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인수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나머지 1500억원은 미국과 싱가포르, 중국 등 한화자산운용 해외법인에 투입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도 같은달 4일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약 5천억원을 증자, 자기자본금이 약 4조로 늘어나게 될 예정이다. 자기자본 4조 이상이 되면 IB자격 요건이 충족된다.

이 회사는 2018년 약 1조 2천억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기자본을 3조 이상으로 늘린 바 있다. 이후 2019년 7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을 받았으며, 각 사업 부문별 영업을 강화해 2019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2803억원을 기록, 전년비 약 84%(1282억) 증가한 괄목할 실적을 실현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자사가 초대형 IB 진입을 목표로 하는 만큼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등의 신규 비즈니스를 통해 관련 조직 및 인력 확보 등을 고려, 신청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오케이 캐피탈은 1000억원 가량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은 3362억원에서 4362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와 관련해 오케이캐피탈이 자금 유입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자 자본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회사의 등급 전망도 'BBB+,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오케이 캐피탈이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화 조달 활용 등으로 차입 구조를 다변화 했으며, 재무적 위험도를 낮춰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했다는 것.

이밖에 지난달 6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베스트솔루션제일차, 베스트솔루션제이차를 대상으로 1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실시를 공시했었다. IB사업 강화에 주력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회사는 증가한 자기자본으로 장외파생, 신탁, 헤지펀드 등 신사업을 펼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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