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자들에 소통영역 확장 기회 제공
카톡 먹통·범죄 악용 등 해결 위한 방안 필요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2010년 국내에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탄생한 카카오톡이 10주년을 맞았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단문 1건당 20~30원의 SMS를 주고 받으며 소통했던 우리의 삶이, 이제는 "문자해"에서 "카톡해"로 바뀌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온 세계 사람들의 실생활을 뒤바꾼 카카오톡의 발전사를 살펴본다.

카카오톡이 18일 탄생 10주년을 맞이했다. (자료제공-카카오톡)
카카오톡이 18일 탄생 10주년을 맞이했다. (자료제공-카카오)

카카오는 18일 카카오톡 10주년을 맞이했다. 당초 카카오는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검토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카카오 직원들도 무기한 재택근무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전, 우리는 SMS 문자를 제한된 글자 수에 맞춰 한 통 꽉 채워 주고 받는 방식으로 소통했다. 문자 1건 당 20~30원이었기에 당시에는 꽤 비싼 요금이었다. 또 일부는 괜찮은 요금제를 찾아 한달 주어진 잔여 무료 문자 건수를 세어가며 알뜰하게 문자를 사용했다.

이가운데 국내에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2010년부터 등장한 카카오톡은 모바일 소통 환경을 크게 변화시켰다. 스마트폰에 인터넷만 연결하면 글자 수와 전송 건수의 제한 없이 상대방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 열린 것이다. 국경 없는 모바일 인터넷 상에서 외국인과도 카카오톡 계정만 있으면 누구와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특히 카카오톡은 모바일 소통의 장벽을 파괴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문자 소통에서 시작해 자체 시스템으로 음성 소통을 가능하게 됐고, 문서나 사진 등의 파일을 전송·공유할 수 있도록 반전했다. 또 일대 일에서 다대 다 소통 환경을 제공했다. 카카오톡은 정해진 규칙이나 제한된 방법이 아닌, 한 마디로 사람들 간의 ‘표현의 자유’를 실천할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한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자유로운 소통 환경이 사회적 물의를 빚는 사건들의 중심에 서 있기도 했다. 홍대 누드 모델 몰카를 유포한 사건, 정준영 등 연예인 10여명이 집단 범죄 영상을 공유한 사건 등이 모두 카카오톡을 통해 이루어졌다. 한 번의 메시지가 수십 명에게 퍼지는 강한 파급력에, 외부로 발설하지 않는 이상 단체 카톡방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범죄 수단으로 악용됐다. 

이에 카카오의 사업영역이 확장되는 만큼 넓게 퍼져나가는 불법자료들과 범죄 수단으로 사용되는 요소들을 걸러낼 기능들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발생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오류 역시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카톡 먹통' 논란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 전날인 지난 17일에도 발생해 곤혹을 치뤘었다. 이날 오후 6시43분부터 7시16분까지 약 30분간 메시지 수발신 오류가 발생했다.

벌써 올해에만 3번째 발생한 오류다. 새해 첫날 2시간 넘게 먹통현상이 지속돼 새해 인사를 하려던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이어 지난 2일에도 비슷한 오류가 발생해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던 일부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카카오는 트래픽 증가를 대비해 '비상대응모드'를 운영하는 등 대비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매년 발생하는 오류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김범수 의장 "또다른 '카카오 시즌 2' 준비 하자"

한편 오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출시 10주년을 맞아 전 직원들에게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김 의장은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지난 10년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불편하고 복잡한 게 당연했던 일상에서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찾아나갔고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그런 멋진 생각들은 모든 크루에게서 나왔고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했다. 때로는 옆의 동료와 함께 토론하며 충돌하며 더 나은 답을 찾아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0년은 카카오의 시즌1이고, 우리는 이제 시즌 2를 위한 다음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카카오스러움'의 문화를 회사의 성장에 맞추어 계승 발전시키고 모바일 생활 플랫폼을 넘어 또 다른 변화의 파고에 대응해 한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압도적인 규모에 긴장해야 하고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또 다른 10년 앞에서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의장은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가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과 글로벌 경제 한파가 우리를 다시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며 "모든 크루들과 가족분들의 건강에 각별히 유념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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