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첫 적자, 1분기 668억원 손실
코로나19 영향에 호텔·면세점 사업 등 모두 부진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선상에 오른 후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해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출 5억7173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기뻐했지만 1년 사이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그동안 이부진 사장의 성공경영에 많은 이들이 눈길을 끌어왔던 만큼, 호텔신라의 앞으로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호텔신라가 올해 1분기에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이에 이부진 사장의 경영상에 위기가 찾아온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료 가공)
호텔신라가 올해 1분기에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이에 이부진 사장의 경영상에 위기가 찾아온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료 가공)

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매출 94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9.7% 하락한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은 손실로 돌아서며 668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호텔신라의 매출 90% 이상을 차지했던 면세사업이 전년 동기 31% 감소하며 8492억원에 그쳤다. 면세사업의 영업이익도 손실로 바뀌어 490억원 적자를 보였다. 이는 시내면세점에서 22%, 공항면세점에서 42% 하락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실상 호텔신라의 적자전환은 예견된 결과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한 관광객 급감, 수요 감소 등으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은 올해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해외에서는 아직도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가 급감하면서 올해 면세점 사업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2분기 국내 호텔·레저는 국내 코로나 상황 개선에 힘입어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지만, 해외 면세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적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의 높은 임대료 부담이 적자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이 영업적자 축소의 핵심"이라며 "공항에선 최장 6개월간 20% 감면을 제안했으나 세부 내용에서 면세업계와 이견이 있어 아직 미정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5월을 주목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면세업계는 재고의 국내 유통 (화장품, 식품 제외), 온라인 판매분 해외 배송 허용을 정부에 기대하고 있다"며 "두 사안 모두 5월중 확정 기대. 정책 변수로 실적 가시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긴 하나 모두 호재성 변수라는 측면에서 5월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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